창의교육 선도하는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9일 03시 00분


전국 처음 스마트로봇으로 실습… 스마트팩토리과 내달 개설
러닝-심부름-서빙로봇 40대 도입… 사물인터넷 접목 교육혁신 시도

김월용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학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대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제공
김월용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학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대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제공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부평구 무네미로)가 다음 달 신학기부터 전국 최초로 스마트로봇으로 실습하는 스마트팩토리과를 개설하는 등 기술교육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학은 최근 첨단 로봇 40대를 한꺼번에 도입하면서 8개 학과를 폐지하는 대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3개 학과를 신설했다.

새로 도입한 첨단 로봇은 스스로 학습하는 ‘러닝 로봇’을 비롯해 창고에 있는 각종 물건을 갖다 주는 ‘심부름 로봇’, 커피를 끓여주는 ‘서빙 로봇’, 위험한 일을 대신해주는 ‘협동 로봇’, 산업 현장에서 노동을 하는 ‘다관절 로봇’ 등이다. 수십 년간 실습실을 지키고 있던 밀링, 선반과 같은 산업용 기계 100대가량을 다 들어내고 인천캠퍼스 내 3곳의 ‘학과융합 실습장’에 로봇 40대를 새로 설치했다. 조만간 식당이나 가정에서 허드렛일을 도맡아할 ‘가정부 로봇’도 들여오기로 했다. 이들 로봇 상당수는 첨단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3개 로봇회사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로봇이 들어오고 나서 나사를 조이고 기름이 날리던 실습 현장이 카페와 같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또 교육 방식의 획기적 변화를 위해 건물과 기계에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접목해 나가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러닝 팩토리’를 만들어 융합교육을 시작했다. 학과별로 따로 실습하지 않고 기계, 건축, 정보통신 등 여러 학과가 각자 필요한 기계 설비를 러닝 팩토리에 갖다 놓고 공동 실습을 하고 있다. 여러 전공이 융합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창작기술이 쏟아져 나왔다. 김월용 한국폴리텍대 인천캠퍼스 학장은 “학생들이 라면을 자동으로 끓이는 기계를 만드는가 하면 스마트폰으로 굴착기를 조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장애인이나 여성도 이를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이 개발한 신기술은 지난해 11월 캠퍼스를 찾은 노동부 차관 앞에서 시연되기도 했다.

융합실습을 통해 여러 성과를 거두자 러닝 팩토리가 지난해 한국폴리텍대 산하 전국 16개 캠퍼스로 확산됐고, 인천캠퍼스는 스마트산업단지로 지정된 인천 남동산업단지와 경기 시화산업단지 지원 특화대학으로 선정됐다. 두 산업단지는 테이터와 자원의 공유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창업 및 신사업 테스트를 자유롭게 하는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인천캠퍼스는 이들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하는 한편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인천캠퍼스가 창의교육을 선도하면서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을 82%로 끌어올리자 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얼마 전 최신형 고급 자동차를 기증하기도 했다. 이 대학은 4년제 학사 외 재취업, 경력단절 여성 교육과 같은 3개월∼1년의 다양한 과정을 개설해놓고 매년 6000명 정도의 첨단 기술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김 학장은 “취업난이 심각해지자 일명 SKY와 같은 명문대 졸업생들도 미래 기술을 익히기 위해 인천캠퍼스에 다시 입학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앞으로 숙달과 숙련이 아닌 로봇을 부릴 줄 아는 응용 및 활용 기술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한국폴리텍대#기술교육 혁신#러닝 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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