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로 배우인 제인 폰다가 지난해 11월 환경운동 집회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열렬한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제인 폰다는 9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014년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를 다시 입어 주목을 받았다.
최근 패션업계에는 어느 때보다 친환경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고, 염색할 때 발생하는 오염을 줄이려는 시도도 부쩍 늘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제품 재사용과 수선을 독려하는 곳도 있다.
미국의 의류 회사 ‘파타고니아’는 2011년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도발적인 광고를 뉴욕타임스에 냈다. “우리는 당신이 보다 적게 사기를 바란다. 이 재킷은 한 땀 한 땀 섬세하게 바느질됐다. 품질이 매우 견고하다고 자부한다. 만약 해져서 정말 못 입겠다 싶으면 재활용해서 다시 새 옷처럼 입을 수 있도록 우리가 도울 것이다.” 옷을 파는 의류 업체가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한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고쳐서 오래오래 입으세요’라는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는 친환경 하지 않으면 아예 수출이 막히는 시대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을 통해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염 물질을 최소화하는 친환경차를 개발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졌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수소차 기술 개발에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죽 시트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곳도 늘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신차에 가죽 시트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벤츠와 도요타도 천연 가죽 대신 합성소재를 적용한 시트를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이상기후를 온몸으로 느끼는 소비자들도 친환경에 관심이 많다. 특히 Z세대는 어느 세대보다 친환경 이슈에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오염된 지구에서 태어나 이상기후 현상을 많이 겪었다. 오염된 환경이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이들은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적이다. 타임지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웨덴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Z세대가 환경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다.
친환경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의 하나로만 여기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투자자들도 기업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성과를 투자의 주요 지표로 간주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기후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좋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기업들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각국 정부와 소비자의 요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 전략은 당사자인 기업의 생존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필수 과제가 됐다. ‘그린 기업’으로 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친환경 경영 전략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정책 확대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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