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매체 “마무리 후보”
“제구력 갖춘 왼손 투수 강점”… ‘마무리 40경기 나오면 50만달러’
계약서 옵션 조항도 있어 관심
추신수 “내년도 텍사스 잔류 원해”
2010년과 2018년 KBO리그에서 시즌 마지막 순간에 마운드에 서 있던 선수는 투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사진)이었다. 선발 투수였던 김광현은 2010년 한국시리즈(KS) 삼성과의 4차전, 2018년 KS 두산과의 6차전에 마무리투수로 깜짝 등판해 SK에 우승반지를 안겼다. 2010년 우승을 확정지은 후 포수 박경완(48·현 SK 수석코치)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던 김광현은 2018년에는 야수 쪽으로 돌아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이 미국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8일 마무리 투수 후보를 열거하며 김광현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이 매체는 “김광현이 안정감 있고 제구력도 갖춘 왼손 투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9회에 등판하는 투수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현의 계약에는 ‘마무리 투수로 40경기 이상 등판할 경우 보너스 50만 달러(약 6억 원)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광현이 팀의 고정 마무리 투수로 뛸 가능성은 높지 않다. KBO리그 정규시즌 ‘마무리 김광현’의 통산 성적은 9경기에서 세이브 없이 1승 2패 평균자책점 4.22로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최고 시속 153km에 이르는 김광현의 직구는 ML에서는 평범한 스피드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해야 하는 마무리 투수로서는 다소 부족하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는 2019시즌 ML 최고 구속(시속 169km)을 기록한 조던 힉스(24)가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힉스는 시즌 중 복귀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이 윤곽을 갖춰 가는 가운데 김광현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선발진의 부상 또는 부진 등 변수가 생기면 팀 내 투수 연봉 6위(400만 달러·약 47억 원) 김광현은 ‘선발 전환 1순위’다.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한 마일스 마이컬러스(32)는 16일 오른쪽 굴곡건(팔 근육과 손가락을 이어주는 힘줄)에 통증을 느껴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이탈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그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김광현이 그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한편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8)는 텍사스와의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팀 잔류 의지를 드러냈다. 추신수는 같은 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년은 더 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에서 6시즌을 뛰며 출루율 0.365를 기록한 추신수는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4홈런을 쳐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우리가 추신수와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좋은 시즌을 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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