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년도 맞춰 또 나가야”…마스크 대리구매 허용했지만 번거로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8일 17시 37분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9일부터 10세 이하 어린이와 8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해 부모나 자녀 등 동거인이 마스크를 대신 구입해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리구매 확대를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종전과 달리 보호자가 노인과 어린이의 출생연도에 맞춰 추가로 약국에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겨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5일 마스크 수급 대책이 발표된 뒤 약국 등 일선 현장에서 대리구매 문의가 빗발치자 보완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이후 4번째 대책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들었던 내용의 90%가 대리구매 제한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었다”며 “최대한 공평한 배분에 초점을 맞춰 불가피한 사정의 대리구매는 허용하고 5부제 제한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0년을 포함해 그 이후 출생한 어린이와 1940년 포함 그 이전 출생 어르신은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이 대신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만 10세 이하(458만 명)와 80세 이상 어르신(191만 명)이 대상이다. 대리구매자는 자신의 신분증과 노인이나 어린이가 나와 있는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약국에 가면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있다. 우체국과 농협에선 중복구매확인 시스템이 구축되는 16일 이후부터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부모와 아이의 마스크 구입 가능일이 다르면 부모는 자신과 아이의 구입일에 맞춰 약국을 두 번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대리구매가 금지됐던 6~8일에는 아이와 함께 약국을 방문하면 보호자의 구입일에 마스크를 모두 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절차가 오히려 번거로워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어머니는 화요일, 아이는 수요일이 구입일인 경우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화요일에 약국에 가면 한꺼번에 4장을 살 수 있었지만 9일부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각각 약국을 찾아야 한다.

지역별 인구 밀집도가 다른데도 마스크 수량이 똑같이 배분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평일 기준 전국 2만2500개 약국에 매일 250장씩 마스크가 공급된다. 인구밀도를 보면 서울이 2018년 기준 1㎢당 1만6034명, 강원은 90명인데 약국에 공급하는 마스크 배급량은 같다. 지역별로 약국 숫자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가됐다.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에 공장을 운영할 경우 휴일근무수당 등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평일에는 평균 생산량 초과분 1장당 50원씩 구입단가를 인상해준다. 주말에는 생산량 전체에 대해 50원씩 단가를 올려줄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을 한 주에 1400만 장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5개 묶음인 마스크를 2매씩 소분하는 과정에서 마스크 오염 등의 위생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이번 주 중 공적 마스크 소분 포장용지를 물류업체 등에 배분한다. 또 소분 포장에 군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MB필터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규격의 필터를 사용하더라도 필터 성능시험을 면제하고 해외 수입 마스크는 검사 생략 등 통관 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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