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웰컴투비디오’ 주범 내달 출소… 美송환 협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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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착취 영상 유포로 수감
미국서도 9가지 혐의로 기소돼

아동, 청소년 등의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 등)로 구속된 조주빈(25) 사건을 계기로 ‘웰컴투비디오’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웰컴투비디오는 아동 성착취 영상 유포로 불법수익을 챙긴 사이트다.

웰컴투비디오 창설자로 다음 달 출소 예정인 손정우(24)는 아동 성착취 영상을 소지한 것만으로 징역 5년 이상의 처벌이 가능한 미국 법무부 요청으로 송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5월 2심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이 형량이 확정된 손정우는 다음 달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1심 법원은 손정우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됐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장기간 큰 규모로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성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손정우는 2015년 7월 특수한 브라우저(인터넷 검색 프로그램)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의 웰컴투비디오 사이트를 사들였다. 이후 성인이 나오는 영상에 비해 수익이 높다는 이유로 아동 성착취 영상만을 올린 후 가상통화를 받는 수법으로 2년 8개월 동안 약 4억 원을 벌었다. 그는 n번방의 전신으로 통하는 AV스눕에서 아동 성착취 영상을 다운로드해 이를 웰컴투비디오에 올렸다. 다운로드 건수만 36만 건이 넘는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손정우는 미국에서 아동음란물 게재의 공모와 실행 등 9가지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된 상태다. 웰컴투비디오를 통한 범행에 미국 시민권자도 연루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10월 기준 체포된 사람만 국제적으로 337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범죄인인도조약을 근거로 손정우의 송환을 요청했다. 미국에선 아동성착취 영상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5년 이상의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영국에선 웰컴투비디오 사건 관련자가 22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국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 법무부와 (손정우의 송환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협의가 한두 달 안에 끝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상준 speakup@donga.com·황성호 기자
#박사방#웰컴투비디오#다크웹#아동 성착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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