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의 막이 올랐지만 각 정당의 정책공약을 둘러싼 여야 후보들의 치열한 토론이나 공방은 잘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웬만한 정책 이슈를 덮어 버린 영향이 크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정책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 방역 전선에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선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선거의 본질적인 의미가 가려지거나, 잊혀져서도 안 될 것이다. 총선은 정권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가진다. 그중에서도 경제 정책은 정부 출범 이후 3년 정도면 출범 초기 실시했던 결과를 충분히 검증할 만한 시점이기도 하다. 총선은 그 결과를 토대로 잘된 정책은 가속도를 내고, 잘못됐다면 궤도 수정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은 소득주도 성장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3가지 정책 수단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다. 야당은 ‘소득주도 성장 기조’를 ‘실업주도 몰락’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현 정부는 정책 기조를 보완할 순 있어도 수정은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에 묻혀 인물도, 정책 공약도 잘 보이지 않는 ‘깜깜이 선거’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대면(對面) 선거운동이 어려워 후보들과의 접촉 기회는 줄었어도 경제 정책공약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 나온 성장률, 일자리, 부동산 같은 각종 경제 지표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도 짚어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경제·산업 지형의 변화에 대비해 여야가 제시할 비전 경쟁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 각 정당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공약을 내놓는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역대 선거 결과는 민심의 저류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으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고, 야당의 무능과 비호감에도 예외가 없었다. 선거판이 혼탁해질수록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 선택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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