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실직자 역대 최대 207만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8일 03시 00분


‘원치 않은 실직’ 70% 늘어 104만명… 실직 사유 ‘일거리 없어서’ 34만명
‘명퇴-정리해고’도 20만명 넘어… 2분기 ‘제조업 2차 충격’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올 1∼4월 원치 않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기간 전체 실직자도 200만 명을 넘어 역대 가장 많았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일자리를 잃고 4월 조사 시점(18일)까지 재취업하지 못한 사람은 207만6346명으로 집계됐다.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의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4월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발생한 비자발적 실직자는 104만4720명으로 역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1% 늘었다. 계속 일하고 싶은데 원치 않게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가 급증한 것은 그만큼 생계 위협을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비자발적 실직 사유로는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이 34만439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이 끝나면서 일을 그만둔 사람도 33만4937명이었다.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사람은 20만5454명, 직장이 휴업 또는 폐업하는 바람에 그만둔 사람은 15만9932명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실직한 사례도 많았다. 전체 실직자 가운데 86만6368명(41.7%)이 가구주였다. 또 실직자 10명 중 6명(62.8%)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조사돼 영세업체 직원일수록 피해가 컸다. 이 기간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 14만6015명 가운데 대부분(11만3784명)은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였다. 장사가 안돼 종업원 수를 줄이며 버티다가 결국 폐업한 사람이 많았다는 의미다.

실업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지표로 올 2분기(4∼6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는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그로 인한 고용 충격이 6월 무렵 제조업 중심으로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음 달 초 발표할 하반기(7∼12월) 경제정책방향에 고용 유지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담을 계획이다.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세무조사를 연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남건우 기자
#코로나19#고용 충격#실직자#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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