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硏 소비변화 보고서
음식점 매출 큰폭으로 줄고 정육점-농산물매장은 증가
주점 안가고 주류판매점으로… 성형수술-안과시술도 늘어
면세점-여행사-항공사 큰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소비 습관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쿡(홈+쿠킹)’ ‘홈술’ 등 집에서 즐기는 식생활이 늘고, 오프라인에서 장을 볼 때는 집 근처에서 또는 한번에 많이 사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1분기(1∼3월)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 매출 데이터를 지난해 1분기와 비교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정육점과 농산물매장의 매출은 지난해 3월 대비 각각 26%와 10% 증가했다. 반면 음식점의 경우 △뷔페 및 출장연회(-64%) △일식(-38%) △양식(-38%) △한식(-32%) 등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술 소비에서도 3월 주점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0%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20% 증가해 희비가 엇갈렸다. 보고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줄고 재택 생활이 늘면서 집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시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로 꼽히는 인터넷 쇼핑은 호황을 누렸다. 1분기 인터넷 쇼핑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홈쇼핑 매출도 19% 늘었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쇼핑 매출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줄었지만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매출은 1분기에 각각 6%와 12%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이 줄어든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경우 3월 1건당 평균 구매금액은 1년 전보다 각각 33%, 6% 증가했다. 집 근처에서 물건을 사거나, 한번 매장을 방문할 때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성형수술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사례도 증가했다.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 병·의원의 3월 매출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성형외과와 안과는 매출이 각각 9%와 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친환경 수단으로 인식되는 자전거 매출도 올 3월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일부 업종의 매출이 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1분기 전체 카드 매출액과 매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4%, 6.6%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3월 매출액은 지난해 3월보다 각각 11.5%, 1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충격이 큰 업종은 여행 관련업이었다. 면세점(-88%) 여행사(-85%) 항공사(-74%) 모두 1년 전보다 3월 매출이 급감했다. 같은 기간 무술도장·학원(-85%) 예체능학원(-67%) 외국어학원(-62%) 등 학원 업종도 정부 휴원 권고 등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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