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조국 사태와 윤미향 씨 사태에 아마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일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추모하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자기편에 너무나도 철저하고 엄격한 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정치권이 봉하마을을 찾지만, 정작 그분이 꿈꾸셨던 진정한 대한민국의 모습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 같다”며 “여당에서는 그분이 꿈꾸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나라, 사람 사는 세상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과연 지금 정부 여당이 보여주는 모습이 그분의 뜻과 맞느냐”고 물었다.
그는 특히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며 현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당은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먼저 진정한 노무현 정신의 DNA가 있는지 묻고 싶다”며 “관용과 통합의 정신은 실종되고,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객관적인 진실에는 관심 없고 주관적 정의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와 모습은 노 대통령께서 강조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며 “이제 조국에서 벗어나고, 윤미향 씨 문제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 권력을 이용해서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의 실체적 진실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노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소회도 밝혔다.
안 대표는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가장 낮춘 대통령, 소탈하고 누구보다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갔던 대통령, 지지자들을 사랑했지만 누구보다 모든 국민의 생각을 담는 정치를 펼치려 했던 대통령으로 기억한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것도 어찌 보면 진정으로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역사의 발전과 진보를 결코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자신의 이념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중요시했던 대통령으로 기억한다”며 “한미 FTA 추진, 제주해군기지 건설, 이라크 파병 결정은 정말 고뇌에 찬 결단이었을 것이다. 지지자들에게 엄청나게 비난받고 반대파들에게는 의심받았지만, 역사는 그때 그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누구보다 관용과 통합을 염원했던 대통령”이라며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 계속 출마한 것은 단순히 지역주의 극복차원을 넘어, 서로가 상대를 인정하고 관용의 정신으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기에 비록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국민통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만 있다면 야당과의 대연정도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제한된 100여 명만 참석했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유족과 국회, 정당,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장, 노무현재단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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