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박병석 의원(6선·대전 서갑)을 만장일치 합의로 추대했다. 여당 몫 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4선·경기 부천소사)이 추대돼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고 박 의원과 김 의원을 각각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 몫이고 두 자리인 부의장은 여야 교섭단체가 나눠 갖기 때문에 박 의원과 김 의원은 사실상 국회의장과 부의장으로 각각 확정됐다. 앞서 민주당은 19일부터 이틀간 후보 접수를 진행했으며, 국회의장에는 21대 국회 최다선인 박 의원, 부의장에는 김 의원이 단수 등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인사말에서 “일하는 국회를 위해 국회의장이 길잡이를 하라는 주문이 있었고 기꺼이 그 역할을 감당하고자 한다”며 “일하는 국회 개혁 TF를 즉각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시한 내 개원하느냐 여부가 21대 국회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느냐 여부에 시금석이 될 것이다. 좋은 시작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며 “김태년 원내대표의 탁월한 지혜와 추진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의장직 수행을 위해 당적을 떠나게 된다”며 잠시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가 “2년 뒤 다시 당으로 돌아올 때 신뢰받는 국회의 초석을 다졌다는 의장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대전 출생으로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후 중앙일보에 입사, 경제부장과 홍콩 특파원을 지냈다. 1997년 대선 당시 대전 출신임에도 자유민주연합 대신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에 입당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16대 총선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대전 서갑에서 당선돼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내리 6선을 했다.
김 의원은 “여러분께서 저를 최초의 여성 부의장 후보로 결정해주셨다. 정말 뜻깊고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로써 우리 민주당은 73년 헌정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는 무엇보다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선제 조건이다. 제도적 시스템을 통해 국회의 생산성을 최고로 높여야 한다”며 “부드럽지만 과감하고 원칙을 지키면서도 혁신적인 여성 리더십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 확실시되는 김 의원은 충남 공주 출생으로 한국여성민우회를 창립하는 등 30여 년간 민주화·여성·환경운동에 헌신한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입문,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어 19·20·21대 총선에서 경기 부천 소사구에 출마해 내리 당선됐다.
이해찬 대표는 후보 선출에 앞서 “박 의원님은 인품과 정성 모두에 있어 아주 뛰어나신 분이다. 김 의원님도 이번에 당선되시면 여성 최초의 국회 부의장으로서 새로운 여성 정치를 이끌어가실 매우 중요하신 분”이라고 기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21대 국회는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제 날짜에 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원 구성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장단 후보는 내달 초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달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1대 국회는 내달 5일까지 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