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들이 하나같이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은 정책입안자가 약자를 생각하는 정책은 위선이라며 ‘스스로가 약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통합당 비대위는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장 벽면에는 ‘변화, 그 이상의 변화’라는 적힌 배경막이 붙어 있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8명의 비대위원은 간단한 자기소개와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핵심은 ‘약자와의 동행’으로 모아졌다.
방직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미애 비대위원(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통합당이 약자들과 함께 가는 일을 시대적 사명으로 삼고 추진해야 하는데 그 일에 15년간 변호사로 활동한 제가 앞장서겠다”며 “제 지나온 삶이 많은 국민에게 공감을 얻고 그 삶으로 국민이 아플 때 같이 아파주고 넘어지면 손잡아주도록 하겠다”라고 인사했다.
재선 의원 몫으로 합류한 성일종 비대위원은 “우리 당이 살갑게 (국민에게) 다가가면서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고 돌봐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힘들고 어려울 때 가서 손잡아주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4·15 총선에 낙선했지만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김현아 비대위원은 스스로 약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책 공급자 입장에서 약자를 생각하는 정책은 이제는 위선이다”라며 “스스로 약자가 되고 스스로 국민의 일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제일 먼저 익숙한 우리의 어제와 이별하자. 내외적 싸움에 국민 도움과 응원이 절실한데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생인 김병민·김재섭·정원석 비대위원은 ‘젊은 목소리’를 내면서 당 지도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오늘이 의병의날이라고 하는데 선조들이 먼저 들고 일어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것처럼 정치권이 의병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여야 모두 정치 투쟁의 이념에서 벗어나 오직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변화가 필요한 데 통합당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젊은이에게 외면받은 정당은 미래가 없다”며 “우리 당을 젊고 패기있고 힘있는 당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겠다.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 막내인 정원석 비대위원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고 인정 가능한 통합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젊은 감각과 시각을 불어넣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비대위에 대해 무용론을 제기한 사람도 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그 분들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드릴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비대위가 실패한 이유는 일하지 않고 말만 해서이며 현장을 중요시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며 “말만 하지 않고 일하고 현장 중심으로 정책과 법안을 만드는 비대위가 되게 하는 데 원내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지는 않았다. 그는 “오늘 어떤 특별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한 것 같다”며 “오늘은 일단 비대위회의를 열고 여러가지 (입장을 들을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메시지는 발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미래에 대해 굉장히 불안한 심정을 가진 것 같다”며 “일단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성공했다고 하지만 이 때문에 파생된 경제·사회 제반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아주 엄중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를 방역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여러 상황에 대해 균형 있는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이런 방향으로 정부가 (대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회의에서 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밝히겠다”며 “(아울러) 비대위를 통해 앞으로 통합당이 진취적인 정당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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