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북한에 대해 제대로 분명하게 얘기를 하지 못하고 북한이 원하는 것에 따라가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여정의 담화에 관련해서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왜 우리 정부가 떳떳치 못하게 북한에 대해서 아무 대응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가 상당히 의아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며 개성공단 철거와 연락사무소 폐쇄,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위협했다. 이에 청와대가 대북 전단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했고, 통일부와 국방부도 잇따라 대북 전단 살포 중지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두고 “북한이 우리에게 뭐라고 얘기하면 거기에 마치 순응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엄청난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남북으로 분단돼 지금까지 두 체제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압도적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고 있고, 국방 능력도 북한과 관련해서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이르는 나라”라며 “평화적으로 화해를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만 일방적으로 북한 요청에 끌려다니는 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 보는 나라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선택할 수 있는 위상을 갖고 있는 떳떳한 나라”라며 “그런 우리가 북한의 핵이 무섭고 북한의 화학무기가 두려워서 북한에 저자세를 보이는 건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건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 대북관계에 있어서 분명한 태도를 갖고 국민 가슴에 상처 입히지 않도록 노력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