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군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보안 검사를 위해 차량을 수색할 연구원들을 차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ADD는 지난주부터 3일 동안 오후 5시부터 2시간씩 출입구에서 출입 차량의 트렁크 및 개인 소지품 검사를 할 직원들을 각 부서에서 차출해왔다. 매일 정문 후문 동문 등 3개 출입구에서 이뤄지는 보안검사에 20명 안팎의 직원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ADD 관계자는 “이런 보안검사에 연구원들이 차출돼야 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도 없이 사실상 반강제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군사기밀 유출 사건 이후 ADD는 보안 강화 차원에서 문서나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이용한 정보 유출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보안 부서의 인원이 적어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차량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타 부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보안검색을 실시했다”고 했다. 하지만 ADD 내부에선 직원들 간 상호 감시를 시켜 불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근로계약상 연구업무를 수행하기로 돼 있는 직원들에게 보안업무까지 맡기는 게 타당하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연구원은 “이번 유출사건의 핵심은 직급이 높은 직원들이 디지털저작권보호장치(DRM)를 해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근본 대책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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