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文대통령, 참모 잘못 두신듯”…윤영찬 “진씨 전략에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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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1일 10시 00분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왼쪽)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왼쪽)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은) 친구는 참 잘 두셨는데, 참모는 좀 잘못 두신 듯”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치하기는…내 말을 앵무새처럼 남의 글을 그대로 읽는다는 뜻으로 이해한 모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원고 교정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애초에 연설에 자기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인용할 게 없다”며 “‘내 식구 철학’과 ‘양념’ 발언 빼면 기억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문 보시라. 그분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 평생에 걸쳐서 형성해온 철학을 읽을 수 있다. 거기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엔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의원은 11일 “저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며 “그런데 오늘 진중권 씨의 관심 전략에 넘어간 듯하다. 죄송하다”고 대응했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언쟁은 10일 진 전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남이 써준 연설문을 읽는 의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데 따른 것이다.

진 전 교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온(On) 국민 공부방’ 세미나에서 “(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라는 느낌”이라며 “참모들에 의해 만들어진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이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특히 윤 의원은 “자기가 보지 않은 사실을 상상하는 건 진중권 씨의 자유입니다만 그걸 확신하고 남 앞에서 떠들면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라며 “남을 비판하고 평가할 때 꼭 참고하시라. 저는 직접 지켜봤기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연설 원고를 고치는 모습과 자필로 수정한 원고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같은 날 최우규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도 “어디서 누구에게 확인해서 저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명백한 거짓”이라며 “누구에게 듣거나 어깨 너머로 본 게 아니라 내가 해봐서 안다”고 응수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역시 “문 대통령이 남이 써 준 것 읽는다는 것은 대체 어디서 듣고 본 것인지 모르겠으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참모들이 써 준 글을 스스로 고쳐 쓰시거나 아니면 직접 작성해 말씀하시는 것을 본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대체 진중권 씨는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일까”라고 의아해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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