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컴투스 코리아 3X3 프리미어리그’에서 소속팀을 3위로 이끈 김기성(30·박카스)의 목소리엔 여전히 힘이 넘쳤다. 정규리그 5위였던 박카스는 이날 열린 플레이오프전에서 김기성의 신들린 3점 슛 덕에 2계단 더 높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대회는 3대3 농구리그 무대에 발을 들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전태풍(40·한솔레미콘)의 독무대였지만 오랫동안 3대3 농구를 봤던 이들에게는 지난시즌 8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던 박카스의 성장세가 돋보였던 대회기도 했다.
몰아치는 3점 슛이 장기인 김기성은 명지대 3학년생이던 2011년 김시래(31·LG·당시 4학년)와 함께 농구대잔치에서 명지대의 사상 첫 준우승을 합작한 주축이다. 대학 졸업 후 DB에 입단했지만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일찍 유니폼을 벗었다. 한동안 방황하다 1년여 전 세종시에서 유소년 클럽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농구공을 다시 잡은 그는 옛 시절을 떠올리며 3대3 무대에도 발을 들였다. 대회 3위 이내 입장은 당시 농구대잔치 이후 9년 만이란다.
기량도 그때 그 시절 못지않았다. 정규리그에서 경기 당 2개 이상의 2점 슛(일반 농구에서는 3점)을 넣은 김기성은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프로무대를 주름잡았던 3점 슈터 방성윤(38·한울건설)을 상대로 2점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였다. 김기성은 “(무관중 대회였기에) 학부형들이 온라인 중계를 보고 응원해주셔서 대충 할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지도자 겸 3대3 농구선수’로 인생 2막을 펼쳐가고 있는 김기성은 “더 이상 실패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덧붙여 “배우는 아이들이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그리고 나를 보는 아이들이 포기를 모르고 땀흘릴 수 있도록 솔선수범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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