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선수 2명 6일 회견열어 증언
“崔 장례식장 찾아와 영상촬영… 외부 알리지 말라고 압박 분위기”
협회측 “입막음 시도는 아니다… 2차 피해 우려 전달했을 뿐”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23)의 동료 2명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피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이 와중에 대한철인3종협회는 최 선수의 동료들이 또 다른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입막음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선수가 소속돼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북 경주시청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 2명은 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최 선수가 2월경 소송을 준비할 때 함께 하려다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준비를 도운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실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선수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으며, 자신들도 폭언과 폭행 등 비슷한 가혹행위를 당했던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철인3종협회가 동료 선수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27일 최 선수 장례식에 협회 관계자가 찾아와 선수들의 피해 사실 진술을 부탁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협회가 외부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동료 선수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났다. 협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여러 명 더 있다고 해서 처벌받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며 피해 사실을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또 “(사건을) 진화하는 것도 용기 있는 일이다. 법은 법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하겠다”는 말도 했다.
협회 사무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해자가 위협하는 등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다른 곳에 면담 내용을 발설하지 말라는 취지였다. 입막음하려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인이 지난해 3월 27일 한 포털 사이트의 질문응답 코너에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보이는 글도 발견됐다. 글쓴이는 당시 “운동선수인데 팀에서 폭행과 폭언, 사실이 아닌 소문으로 힘들다. 고소하고 싶은데 어쩌죠”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내용을 보면 ‘팀 선배에게 서운하다 했다고 신발로 뺨을 맞았다’ ‘(체중) 단 100g 때문에 빵을 많이 사와서 먹고 토하고를 반복시켰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모두 최 선수가 올해 초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 등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가해자가) 손으로 때린 게 아니라 신발로 때렸기 때문에 직접 때린 것은 아니라고 했다’는 대목도 비슷하다.
철인3종협회는 6일 오후 4시경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폭력 수위가 중대하다면 규정상 영구 제명까지 가능하다. 유족이 공개한 음성파일에서 폭행 등을 일삼았던 ‘팀 닥터’라 불린 운동처방사 A 씨도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A 씨 역시 고인이 감독 및 선배 선수 2명과 함께 폭행 가해자로 고소했다.
경주시체육회는 법률 검토를 거쳐 A 씨를 이르면 8일 고발하기로 했다. 경찰은 최 선수가 피해 초기엔 고교생이었던 점을 고려해 감독에게는 아동 학대 혐의도 함께 적용해 5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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