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유일 ‘수산물 소스 거점’ 조성, 내수면 양식단지도 이달 완공
내륙 중심지면서 대도시에 인접, 전남지역 수산물 공급-유통 유리
전남 내륙 한가운데 위치한 화순군은 국립공원인 무등산(1187m)을 비롯해 만연산(668m) 백아산(810m) 모후산(919m) 옹성산(572m) 천운산(601m) 등 산이 많은 고장이다. 산림이 전체 면적(787km²)의 74%에 이르러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순천시 다음으로 면적이 넓다.
이렇듯 바다(해수면)를 끼지 않은 화순군에 대규모 수산식품 거점단지와 내수면 양식단지가 조성된다. 지리적 여건에 얽매이지 않고 수산식품 관련 시설을 집적화한 단지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화순군의 역발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다 없는 화순군의 ‘수산도시’ 도전
화순군은 국비 70억 원 등 총 140억 원을 투입해 능주면 정남리·남정리 일대 3만1060m² 부지에 수산식품 거점단지를 조성한다. 건축물 2개 동에는 수산식품 연구·개발·가공·유통·판매·전시 시설과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화순군은 올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수출에 특화한 가공시설을 운영한다. 수산물을 활용한 전남 유일의 ‘소스 전문 수산식품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사업 초기에는 액젓, 맛 간장, 굴 소스, 해조류 장아찌 등 일반적인 ‘액상형 소스’ 생산에 집중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등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내수면 양식단지는 이달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사업비 70억 원을 투입해 용수 공급 시설, 판매 시설, 양식장 등 3만3500m² 규모로 조성한다. 부지 중 2만 m²는 내수면 어업인에게 분양해 민물장어, 메기, 새우 등 어류를 양식한다.
양식단지에는 순환 여과식 시스템과 바이오플록기술 등 최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생태 양식을 도입해 경쟁력을 키운다. 바이오플록기술은 미생물이 양식 어류의 배설물 등을 섭취하게 해 항생제나 물갈이 없이 양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성장한 미생물은 사료를 대신하는 먹이로 활용할 수 있어 인공 사료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산식품 거점단지 진입도로 개설 공사도 이달 착공해 단지 조성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진입도로는 지방도 822호선에서 수산식품 거점단지 조성 부지를 연결하는 구간(610m)으로, 내년 7월 준공 예정이다.
○관광자원 연계 6차 산업 모델로 개발
이 사업은 화순군의 역발상에서 시작됐다. 바다는 없지만 내륙의 중심지이면서 대도시와 인접한 화순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면 전남지역 수산물 공급·유통에 유리하고 관련 시설의 집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2015년 해양수산부 주관 수산식품 거점단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사업 예정 부지는 가축 사료 제조공장과 돼지 축사가 밀집한 양돈단지 일대였다. 국도 29호선에 인접한 양돈단지는 악취를 풍기는 데다 주변 환경을 해쳐 지역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전 요구가 컸지만 토지 보상과 양돈농가의 휴업 보상 등에 투입해야 할 막대한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화순군은 민선 6기 들어 양돈단지 철거와 부지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다가 국비가 지원되는 공모사업에 매달렸다. 수산산업 거점단지를 유치하면서 민원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초기에 부지 보상 문제가 발목을 잡았으나 대화와 설득으로 13개 양돈농가 중 12개 농가와 보상 협의를 마쳤다. 나머지 1개 농가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해묵은 민원을 해결하고 수산산업 육성의 근거지를 구축하게 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임광수 화순군 수산진흥팀장은 “농촌 내륙지역 자치단체가 시도하지 않았던 수산식품산업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기반 조성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게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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