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폭력]지난달 체육회 조사관에 제출… 폭행 인정하며 “감독은 죄없어”
감독 “무릎꿇고 사죄” 부친에 문자… 국회 나와선 “때린적 없다” 부인
고(故) 최숙현 선수의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팀 닥터’로 불렸던 운동처방사가 자필 진술서를 통해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은 “무고하다”며 감쌌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체육회는 “운동처방사 안모 씨는 6월 23일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조사관이 자필 진술서를 요구했고 안 씨는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서명이 들어간 자필 진술서를 제출했다. 최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3일 전이다.
안 씨는 진술서에서 “2019년 3월경 손으로 뺨을 수차례 때렸던 것을 기억한다. 특별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지금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렇게 갑자기 폭행이 있었고 아마 (최 선수) 입장에서는 당황하거나 놀랐으리라 생각한다”고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안 씨는 진술서에서 감독에게는 죄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허리를 감싸고 붙잡고 팔도 잡으면서 저를 끌어당기며 말렸다”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제지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고 진술했다”고 적었다. 또 “안타까운 심정으로 진술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부디 무고하신 감독에 대해 오해와 불신이 풀어지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안 씨는 당시 최 선수 관련 조사에서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최 선수는 감독과 선배 선수 2명만 체육회에 신고했다. 하지만 안 씨는 먼저 체육회로 연락해 스스로 폭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폭행한 적이 없다”고 했던 해당 감독은 2월 최 선수의 아버지에게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혐의를 인정하는 뉘앙스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감독은 2월 3일 고인의 아버지가 전화로 고소 의사를 밝히자 “이유 없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며 “집사람 일곱 살 된 아이 모두 저만 보고 있다. 먹고살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도록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또 “무릎 꿇고 사죄드리겠다. 진심이다”며 “여러 가지 일들도 제가 다 해결하겠다.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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