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안방경기 후반 19분 투입… 1-1 동점인 44분 중거리슛 성공
286일만에 시즌 2호골 신고하며 신임 감독에 데뷔 첫 승리 선물
언론 “발렌시아 영웅… 천재성 회복”
감독 “수비 깨고 좋은 패스 하는 선수… 선수 투입때 경력-나이 고려 안해”
‘슛돌이’ 이강인(19·발렌시아)이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오랜 골 침묵을 깼다.
이강인은 8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후반 19분 교체 투입됐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서 무승부의 기운이 감돌던 후반 4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볼을 잡은 이강인은 중앙 쪽으로 짧게 드리블한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9월 26일(한국 시간) 헤타페를 상대로 프리메라리가 데뷔 골을 터뜨린 후 286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골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골을 잘 지켜내며 2-1로 이겨 9위에서 8위(승점 50·13승 11무 11패)로 한 계단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선 이강인을 두고 스페인 마르카는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영웅이 됐다. 이번 시즌 그라운드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던 그는 이번 경기에서 잃어버렸던 천재성을 되찾았다”고 극찬했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한국 준우승)에서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하며 세계적 유망주로 떠오른 이강인이지만 이번 시즌 소속 팀에서는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리그 14경기에 출전했는데 선발은 2경기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발렌시아는 지난달 30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을 경질하고 지휘봉을 보로 곤살레스 감독에게 맡기는 등 팀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발렌시아와 2022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이강인이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으로의 이적을 고려해봐야 하는 시점이었다. 최근 발렌시아 지역 언론 수페르데포르테는 “이강인이 발렌시아와의 재계약을 거절하고 이적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매체 ‘풋볼 에스파냐’에 따르면 올랭피크 마르세유, 니스(이상 프랑스) 등이 이강인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은 신임 곤살레스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경기에 투입돼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이 골이 이적과 잔류의 기로에 선 이강인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강인의 활약 덕분에 데뷔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한 곤살레스 감독은 “이강인은 공격적 움직임을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을 깨고, 공격수들에게 적절한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라며 “선수 투입을 결정할 때 나이나 지금까지의 출전 경력 등은 중요하지 않다. 팀을 위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선택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발렌시아는 13일 레가네스와 3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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