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대덕대로 새로남교회의 비전센터 맨 위층인 10층에는 카페가 있다. 10일 찾은 이 카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주부터 문을 닫았지만 평소 주변이 한눈에 보이는 지역 명소다. 교회는 카페 수익금 등 19억 원을 지난해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2013년 문을 연 대안학교 새로남기독학교에는 초중등생 500여 명이 다닌다. 교회 워십센터 지하 체육관에서는 청소년 농구대회가 열린다. 개척교회 목사였던 부친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함께 ‘3부자 목회자’로 알려진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63)를 만났다.》
―카페는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위한 노력인가.
“경주 최 부자 집에는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가르침이 있다고 한다. 교회가 지역과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회 덕분에 웃을 일 많아지고, 교회가 있어 고맙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현수막이 보인다. 3·1운동 100주년이던 지난해는 전시관과 체험관을 운영했다.
“어려서 가정예배를 드릴 때마다 아버지는 북한과 사할린 억류 동포를 위해 기도했다. 역사에 대한 기억과 우리가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는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매년 3월 첫 주와 8월 광복절 기념주간에는 예배 뒤 태극기를 각자 손에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다.”
―거부감은 없나.
“다행히 없다. 하나님이 ‘콜링(소명)’을 주셔서 저를 대한민국에 파송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땅에 침을 뱉지 않는다. 하나님이 마련하신 삼천리금수강산에 어떻게 침을 뱉나.”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충청지역 기독교총연합회 대표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교계 분열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리더는 짐을 지는 자다. 기독교적으로는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책임은 리더에게, 축하와 공은 다른 분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면 된다.”
―코로나19 시대 목회자상은 무엇인가.
“순금인지 도금인지 불에 넣어보면 안다. 교회의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환난을 만났을 때 그리스도인의 삶을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경 가르침은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본질에 충실한 ‘진짜 목사’가 돼야 한다.”
―최근 방역 당국이 예배를 제외한 교회 모임과 활동을 금지했다.
“신자 중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교회가 진원지는 아니다. 교회는 어렵지만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예수 믿는 사람도 국민이다. 최근 논란인 ‘차별금지법’에도 문제가 많다. 교회로서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이 법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많은 목회자를 범법자로 만드는 법이 될 것이다.”
―형제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형님은 천재형이고 개척자로 무브먼트(운동)를 일으키는 스타일이다. 주님이 주신 은사(恩賜)도 특별하다.”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논란 와중에 어떤 조언을 했나.
“무엇보다 정도(正道)를 걸으라고 했다.”
―마음에 새기는 목회관은….
“목회자는 성도(신자)를 자기 공 쌓거나 이름 내는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평소 적당히 살다 ‘삼각산 능력봉 앞에’ 엎드려 기도하면 (성령의) 불을 받는 게 아니다. 넓이보다는 깊이의 목회가 필요하다. 강단에서 설교 못하는 목사가 어디 있나. 영원한 멘토인 옥한흠 목사님의 10주기가 다가온다. 그분에게는 하나님 말씀을 삶으로 이뤄내겠다는 치열함이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첫 단추를 잘 채우고 본질에 충실하게 살면 다른 문제는 주님이 모두 해결해준다는 의미다. 능력보다는 화목이 더 중요하다. 초기 교회 중 에베소교회는 하나를 잃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 바로 주님에 대한 첫사랑이다. 교회도 사회도 리더가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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