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적은 것은 김치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장 부스케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명예교수 연구팀이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지역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발효된 배추를 주식으로 삼는 국가들의 사망자 수가 적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발효된 배추를 섭취하면 ACE2(앤지오텐신 전환 효소2) 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ACE2는 인간의 세포막에 있는 효소인데 주로 폐에 많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ACE2와 결합해 신체에 진입한다. 따라서 발효된 배추를 많이 먹으면 ACE2가 줄고, 바이러스가 신체에 침투할 가능성도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발효 배추는 황산화제가 많아 면역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독일의 사워크라우트(Sauerkraut)에도 주목했다. 사워크라우트는 채를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독일식 김치다. 소시지 등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한국과 독일은 누적 확진자는 16일 기준 각각 20만1252명, 1만3612명에 달했지만 사망자는 291명, 9148명에 그쳤다. 두 나라의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도 각각 2.14%, 4.55%로, 절인 배추가 주식에 없는 이탈리아(14.37%), 스페인(9.33%), 영국(15.43%) 등에 비해 훨씬 낮다.
요거트 등 발효음료를 많이 먹는 그리스와 불가리아, 상어알을 발효시킨 캐비어를 많이 먹는 터키도 같은 이유로 다른 유럽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장 부스케 교수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과 식생활 연구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식단을 바꾸면 코로나 바이러스 면역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당장 아침 식단에 절인 야채를 포함시켜라”고 권고했다. 장 보스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연구단체인 ‘만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국제연합’(GARD) 의장을 맡아온 전문가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과 변환알레르기(Clinical and Translational Allergy)’에 게재됐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에도 발효식품이 예방에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그간 “김치 등 특정식품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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