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發-깜깜이 감염 여전… 끝모를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코로나19 6개월]6개월간의 ‘코로나 사투’
2월 신천지사태가 최대 변곡점… 대구 6932명 확진으로 전국 최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6개월간 계속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2월 18일 ‘31번 환자’ 발생이었다. 그는 대구 신천지예수교 교인이었다. 이후 대구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대구에서만 확진자 6932명이 나왔다. 그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5213명이었다. 각각 국내 지역사회 감염과 집단 감염 환자 수에서 가장 많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확진자 발생이 줄면서 5월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됐다. 그러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등 방역망의 틈을 타고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50명 안팎까지 증가했다.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시행으로 하루 확진자는 19일 34명으로 떨어졌다. 지역사회 감염은 최근 2주간(7월 5∼18일) 일평균 21.4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대로 해외 유입에 따른 위험은 다시 증가세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해외 입국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27.4명이다. 그 전 2주간 15.8명에 비해 10명 이상 늘었다. 중국 외 아시아 지역 유입이 늘면서(전체 해외 입국 환자의 38.6%) 신규 환자 수에서 해외 입국 환자가 지역사회 환자 수(21.4명)를 앞질렀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도 여전히 많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7.8%다. 신규 확진자 중 자가 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비율을 일컫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미만이다. 코로나19가 강한 전파력을 가진 데다 무증상에 가까운 ‘숨은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6개월을 앞두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잘 알지 못했을 때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나 각국의 지침을 그대로 말씀드린 점을 항상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3월 3일 브리핑에서 WHO 권고를 언급하며 “마스크 착용을 우선해 권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는 20일부터 일부 해제된다. 5월 29일 발표된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공공시설 이용에 불편이 커짐에 따라 수도권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 공공시설만 운영을 재개한다. 프로스포츠 무관중 경기와 유흥주점 등 고위험시설 운영 자제 권고는 계속된다. 방역당국은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 일상과 방역을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도 재정비하고 가을겨울 재유행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4단계로 늘리고 좀 더 정교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 기자
#코로나19#깜깜이 감염#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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