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임대사업을 권유해놓고 이제 와서 죄인 취급하고 있습니다!”(40대 여성 임대사업자 A 씨)
25일 서울 도심가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주말 집회에 시민들이 5000여 명(집회 측 추산)이 참석했다. 지난 주말 500명가량 모였던 이 집회는 1주일 만에 참가 인원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날 오후 7시경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부동산규제정책반대·조세저항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청계천 남측 170여 m 도로와 인도를 가득 메웠다.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평범한 회사원”이라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아이에게 짐이 되기 싫고 노후에 대비하고자 임대사업을 시작했다”며 “2018년에는 우리(임대사업자)를 애국자라더니 2020년엔 투기꾼 취급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집회에선 ‘6·17 소급적용반대’ ‘악덕증세 중단하라’ 등 정부의 임대사업 정책 변화에 항의하는 피켓이 상당히 눈에 띄웠다. 6·17규제소급적용피해자모임 등 인터넷 카페 회원 등 참가자들은 모두 촛불을 손에 쥔 채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똑같은 정부가 임대사업 정책을 마구잡이로 바꾸는 점에 실망한 이들이 많이 나왔다”고 했다.
평생 처음 집회에 참여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모 씨(55)는 “최근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실거주하는 집 한 채 말고 정부가 권유한 임대사업하려 한 채 더 샀다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 열심히 살며 정부 시책을 따랐는데 왜 이게 죄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참가자 B 씨는 일시적으로 다주택자가 됐다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B 씨는 “이사를 위해 6월 초 매매 계약을 하고 10월에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그런데 계약자에게 무려 12% 취득세를 매긴다는 대책이 나왔다”며 “일시적인 다주택자인데 2300만 원이던 취득세가 갑자기 1억1000만 원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문재인 자리’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는 사무용 의자를 향해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16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던 정모 씨(57)도 현장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사회자 구호에 맞춰 신발을 연단에 마련된 해당 의자에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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