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지지율 1·2위 만남…이낙연·이재명 “서로 돕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경기도청에서 만났다.

이 의원과 이 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경기도청 신관 2층 접견실에서 마주했다. 두 사람의 이날 회동은 서로 만남을 원해 이뤄졌다.

이 지사가 먼저 “경기도에 오신 것도 고마운데, 도청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반겼고, 이 의원은 “그동안 국난 극복에 많은 도움을 주고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앞장서 도와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총리직에 계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하고, 경험도 많고, 행정능력도 뛰어나셨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잘 보필해주셔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이 의원은 “경기도가 최대 지자체로서뿐만 아니라 이 지사의 지도 아래, 때로는 국정을 오히려 끌어주고, 여러 좋은 정책도 제안하고, 국정에 큰 보탬이 됐다”며 “한국판 뉴딜 성공을 포함해 국난 극복에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정부, 국회가 혼연일체로 임했으면 한다.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이번에 국가 권력, 지방 권력에 이어 국회 권력까지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국민들의 당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일 수 있는데 한편으로 매우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라서 정말로 경륜 있고 능력도 좋은 우리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거대 여당을 만들어 주셨는데 첫걸음이 좀 뒤뚱뒤뚱 한 것 같아서 국민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번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정기국회로 들어갈 테니, 정기국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그 다음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 의원에게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 세금을 국민들한테 전액 돌려주는 방식으로 하면 조세 저항도 줄어들고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재난지원금 경제효과처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주택문제가 심각하니까 ‘공공택지에는 가능하면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당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관심을 청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의원은 “저의 생각도 있고 중앙정부가 해오던 정책도 있는데 접점이 있다. 접점을 찾아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되고, 지역화폐에 대한 국고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며 “지역경제가 몹시 어렵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라도 해서 경기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지금처럼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안해서, 겁이 나서 사고 싶은 이런 ‘공포수요’가 있는 상태에선 공급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집을 사지 않고도 평생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주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어떤 분야든 지자체가 오히려 중앙정부보다 선도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충분히 존중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으니 많은 제안을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10여 분간 이어졌으며, 도지사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비공개 접견을 했다. 20여 분간의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의원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교감을 나눴고, 8·29 전당대회와 관련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