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 ‘대구의 반전’… 33일간 지역사회 감염자 ‘0’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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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헌신과 마스크 착용 주효
남구는 107일째 신규 감염자 없고 격리치료 환자도 전국의 1% 불과
대구시, 포스트코로나 대비 분주

5일 대구 달서구 상화로에 있는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 조형물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대구시는 마스크 착용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5일 대구 달서구 상화로에 있는 ‘2만 년의 역사가 잠든 곳’ 조형물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대구시는 마스크 착용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했을 당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도시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졌던 대구시가 반전을 일궈내고 있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자가 한 달이 넘도록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한때 하루 확진자만 741명이 발생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이후 5일 오전까지 33일 동안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 누적 확진자는 6943명으로 전국 누적 확진자 1만4456명의 48%에 이른다. 하지만 장기간 안정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완치판정을 받고 귀가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현재 대구에서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전국의 1% 수준인 10명에 불과하다. 지난 33일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 19명이 발생했으나 이들 모두 접촉자가 없어 사실상 추가 감염 위험은 없다. 이처럼 대구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방역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철저한 방역의식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에 따르면 시는 5월 26일부터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이와 관련한 민원 및 고소·고발 등 갈등 사안은 없었다. 단지 경찰에 접수된 마스크 미착용과 관련한 다툼 입건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민들의 마스크 착용 의식이 투철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남구의 상황은 더욱 놀랍다. 남구의 누적 확진자는 1365명으로 전국의 9.4%에 달하지만 4월 21일 이후 107일째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마스크 착용률이 높았던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특별방역단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소독작업을 실시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휴가철을 맞아 느슨해진 방역의식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휴가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외버스 등 전세버스 1905대와 5개 버스터미널에 대해 방역 작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유흥시설 3671곳에 대해서도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집중점검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각종 대책도 세우고 있다. 시는 최근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를 보다 촘촘히 구축한다는 목표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을 구성했다. 지역 보건의료 현황을 분석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북대병원이 지원단을 운영하는 수탁기관으로 참여한다. 또 코로나19 재난극복기를 통해 교훈을 얻고 전염병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일명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감염병 전담병원을 자처해 치료에 앞장선 대구동산병원에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시와 병원 측이 방안을 찾고 있다. 대구로 달려온 의료인과 자원봉사자, 소방구급대원 등 2500여 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안정적인 방역 상황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는 의료진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휴가철 휴가지에서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시#코로나19#포스트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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