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테슬라도…주식 5분의1로 액면분할 단행,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2일 17시 11분


정보기술(IT)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애플 등 나스닥 대표 기술주들이 잇따라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살 수 없을 만큼 비싼 가격이 되자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11일(현지 시간) 나스닥시장 마감 직후 성명에서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측은 “21일 기준 모든 주주들은 1주당 4주를 추가로 받을 것이며 해당 주식은 28일 장 마감 이후 배분된다”고 밝혔다. 조정된 주식 거래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액면분할은 자사의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주가가 낮아지고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29% 올랐고 한때 주당 1500달러를 넘어섰으나 이번 액면분할로 주당 300달러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3.11% 떨어진 1374.39로 마감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1~6월) 해외 주식 중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종목이다. 상반기 국내 투자자들은 40억600만 달러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액면분할은 주가에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다음달 22일 ‘배터리 데이’에서 얼마나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지, 중국 내 월간 판매량이 현재 1만4000대 수준에서 월 2만 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등이 향후 주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도 지난달 30일 1주를 4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애플은 나눈 주식을 24일 주주들에게 배분하며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31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현재 400달러대인 애플 주식 역시 분할 후 100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을 발표한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약 13% 올랐다. 이번 액면분할을 포함해 애플은 모두 5차례 주식을 분할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표 기술주들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속속 내놓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거품 논란에도 저금리, 각국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랠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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