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 전쟁]6억∼9억대 수수료율 임대 > 매매
중개료 더 내는 세입자 박탈감 커
“형평성 어긋나… 제도 고쳐야” 지적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직장인 정모 씨(33)는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전용면적 39m² 아파트를 7억 원에 전세 계약했다. 중개 수수료로 낸 돈은 420만 원. 최고 상한 수수료율(0.8%)보다 낮은 0.6%를 적용했는데도 그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비슷한 시기 송파구 거여동의 한 아파트를 7억1000만 원에 매입한 김모 씨(59)가 낸 중개수수료는 355만 원이었다. 최고 요율을 적용했는데도 정 씨보다 65만 원을 아꼈다.
현장에서 전세 계약 때 중개업소에 내는 수수료가 매매 계약 때보다 높은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중개 수수료 체계상 6억 원 이상 9억 원 미만의 거래액대에서는 임대 중개 수수료율이 0.8%로 매매 중개 수수료율(0.5%)보다 높아서다. 현행 중개 수수료 체계에서 전셋값 6억 원의 집을 거래할 때 최고 중개 수수료는 480만 원인데, 같은 가격의 집을 매매할 때는 최고 중개 수수료가 300만 원에 불과하다.
부동산업계는 전세-매매 중개 수수료 간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세입자의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최소 2년이나 4년마다 전세를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같은 가격의 주택을 매입한 소비자보다 중개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탓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와 매매 거래 때 거래액이 같은데도 중개 수수료가 역전되는 현상은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제도 개편을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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