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후임’ 대선 핵심 이슈로
트럼프 “이르면 25일 후보자 발표… 바이든도 후보자 명단 공개하라”
바이든 “사전 공개 안한다” 거부
18일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미국 연방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둘러싼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정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미국 보수-진보 진영이 각각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11월 3일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일 핵심 경합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대선을 40여 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권력 남용”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지명을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2%가 “차기 대통령이 새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TV 인터뷰에서 “25일 또는 26일 대법관 후보자를 발표할 것”이라며 후보자 지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4, 5명을 후보로 검토하고 있으며 모두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민주당이 대법관 정원을 현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이겨 상원까지 접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도 의회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내년부터 진보 성향 대법관을 대거 추가로 임명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온라인 모금 플랫폼 ‘액트 블루’에는 긴즈버그 별세 당일인 18일 오후 8시부터 28시간 만에 총 9140만 달러(약 106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임명을 둘러싼 (보수 대 진보) 전쟁이 진보 후원자들을 자극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후보를 향해 “대법관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진보 인사를 임명할 것을 우려하는 보수 유권자의 불안감을 자극해 대선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다만 정쟁과 무관하게 긴즈버그 추모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소셜미디어 추적업체 뉴스휩은 긴즈버그가 별세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그에 관한 소셜미디어 상호작용(좋아요, 댓글, 공유) 콘텐츠가 4100만 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코로나19에 관한 일주일 전체 상호작용 콘텐츠가 6200만 건임을 감안할 때 긴그버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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