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59m²는 지난달 15일 15억9000만 원에 팔렸다. 전달 거래된 최고가격(15억5000만 원)을 다시 한 번 갱신한 것. 현재 실입주가 가능한 인기 매물 호가는 16억 원대에 달한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3년 차 신축에다 역세권이라 세금을 걱정하는 다주택자들도 팔려고 하지 않는 단지”라며 “매물이 적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 사이 서울에서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67%에서 29%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마포·성동구 등 비(非)강남권 중소형 아파트(전용 59m²)마저 주택담보대출 기준선인 15억 원 이상에 팔리는 등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감정원 아파트 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2017년 5월 전체의 67.3%에서 올해 6월 29.4%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5억 원 이상 아파트 비중은 같은 기간 3.9%에서 15.2%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주요 지역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m²) 아파트가 15억 원을 훌쩍 넘는 값에 팔리며 그동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대출 여지가 남아 있던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인 셈이다.
실제로 내년 입주 예정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m²는 지난달 15억4000만 원에, 준공 9년 차인 광진구 ‘광장힐스테이트’는 15억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성동구 성수동2가 ‘강변청구아파트’는 재개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7월 신고가인 15억 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과 양천구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59m²는 지난달 각각 14억 원, 14억9500만 원에 팔리며 매매값이 15억 원으로 수렴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법 개정 등으로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도 끌어올리는 데다 정부가 정한 대출 기준선에 맞춰 가격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고가 아파트를 대신할 투자처를 찾는 수요로 인해 서울 시내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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