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씨(60)는 10여 년 전부터 자신의 건강관리에 유독 신경을 썼다. 과식을 하지 않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40분 이상씩 걷는 등 꾸준히 운동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음부에 처음 느껴보는 불편감이 생겼다. 소변을 볼 때 가끔씩 미세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일시적인 증상으로 생각했는데 주기가 짧아졌다. 집 근처 중소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은 결과 혈중 전립샘 특이항원(PSA) 수치가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인하대병원을 찾아 정밀 재검사를 받았다. 주치의인 인하대병원 비뇨의학과 정두용 교수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뼈 스캔’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초기 전립샘암’으로 진단했다. 정 교수는 이 씨에게 다른 치료보다 효과적인 수술 치료를 권유했다. 정 교수는 자신이 발표했던 ‘초기 전립샘암 환자의 치료 방법’에 관한 연구 논문을 근거로 수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암이 진행되거나, 추후에 재발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씨는 정 교수와 협의 후 수술 부작용이 덜한 로봇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전립샘암 환자는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많다. 따라서 최근 전립샘암 환자 70∼80%는 이 씨처럼 신경과 괄약근 보존에 효과적인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추세다.
이 씨는 수술 후 1개월 동안 요실금 걱정으로 패드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수술 후 합병증이 없고 추적 검사 결과가 안정화돼 주치의 정 교수를 만나 상태를 체크하는 외래 진료 주기도 길어졌다. 특히 PSA 수치 검사 결과도 mL당 0.01ng 이하로 잘 유지되고 있다. 전립샘암 수술 후 생화학적 재발의 기준은 0.2ng 이상이다. 이 씨는 “주치의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신속하게 수술을 결정했고, 수술 후 경과도 좋아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전립샘암은 일반적으로 40대부터 발생률이 증가해 6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식생활의 변화와 평균 수명 연장 등으로 인해 한국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립샘암은 위, 폐, 대장, 간에 이어 남성 5대 암에 진입하는 등 다른 암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상태로 많이 발견되고 종양이 커지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혈뇨, 사정 시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전립샘암 검사를 받아볼 생각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일반 건강검진에 PSA 검사가 포함돼 있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50세 이후부터는 건강검진을 받을 때 항목을 추가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립샘암이 빠른 증가세로 인해 대한비뇨의학회 차원에서도 PSA 검사를 건강 검진 기본 항목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전립샘암의 빠른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50세 이후 남성들은 건강 검진 시 PSA 검사를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며 “특히 가족 내 전립샘암 환자가 있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하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8년 12월 개소 후 1년 7개월 만에 5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전립샘과 갑상샘, 대장항문, 신장 수술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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