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NSC 회의 빠진 것, 정식 문제 제기"…‘외교부 패싱’ 질문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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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군의 우리 국민 피살 사건과 관련해 열린 긴급 안보 관계장관회의에 불참해 ‘외교부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7일 밝혔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가 피살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두 차례나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지만 강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회의 개최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해명에 나서면서 청와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왜 (지난달 23일 관계장관회의에) 외교부에서 아무도 참석을 안 했느냐’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질의에 “그 부분은 분명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 NSC 상임위원회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후) 시정이 됐다”고 말했다. ‘문제제기를 누가 누구에게 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직접 했다”고 했다.

강 장관은 “그런 중요한 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외교부가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회의 참석 (여부)를 떠나 (공무원 피살) 사안 자체에 대해 외교부가 미리 알고 있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외교부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수시로 통화하고 있다”고 했다. 강 장관은 이날 자신을 제외한 안보 관련 장관들이 별도로 오찬을 했다는 데 대해 “나를 ‘패싱’하기 위한 회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찬은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편하게 만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오찬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의 유가족들이 유엔 북한인권보고관에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청한 대해서는 “유엔 조사는 우리가 먼저 사실 조사를 한 뒤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앞서 지난달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관계장관회의 불참 이유에 대해 “23일 낮 언론보도를 통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처음으로 인지했다”며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뒤 연가를 내고 재택근무를 해 불참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강 장관은 최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해외여행 권고 자제를 무시하고 미국 여행을 떠난 데 대해 “내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그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외교부는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도록 여행길을 열어놓으려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90%가 줄었지만 매달 1만5000~1만6000명의 국민이 미국에 입국하고 있어 문을 열어놓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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