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열린 한국 서예 기획전에 전시된 광개토대왕비 탑본.
ⓒMuseum Associates/ LACMA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방탄소년단(BTS)의 케이팝을 잇는 다음 타자는 ‘미술 한류’가 될 수 있을까.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으로 대규모 한국 미술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미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LACMA는 2022년 ‘한국의 20세기 미술’전과 2024년 ‘한국 동시대 미술’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고번 LACMA 관장이 지난해 방한했으며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만나 기획전 개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의 20세기 미술’전은 미국에서 최초로 한국의 근대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미국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삼국시대∼조선시대 예술이나 동시대 예술을 연구하고 작품을 수집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 왔다. 그런데 20세기를 비롯한 근대미술에 대한 조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전시 내용은 두 미술관이 논의하고 있는데 대략 조선시대 말부터 20세기 전반을 다룰 것으로 전해졌다. 청전 이상범(1897∼1972) 소정 변관식(1899∼1976)을 비롯해 이쾌대(1913∼1965) 등 20세기 대표 작가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LACMA 측은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성에 비해 간과된 시기를 조망하는 만큼 학술 세미나 개최, 전시 도록 출간은 물론이고 참고서적 출간도 검토 중이다.
LACMA는 지난해 6∼9월 한국의 서예를 조망한 ‘선을 넘어서: 한국의 서예(Beyond Line: The Art of Korean Writing)’전을 열어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주요 서예 작품 90여 점을 선보였다. 이 전시는 LACMA의 단독 개최였다. 반면 2022년과 2024년 열릴 두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주최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축적한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 및 전시 성과를 통해 한국 미술을 더 잘 알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65년 개관한 LACMA는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공립 미술관으로 고대부터 동시대까지 작품 약 1만4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인구 다양성 표방에 중점을 둔 미술관이다. 북미에서 가장 많은 한국 미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미술 큐레이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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