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송도에 ‘근로자 기숙사’ 건립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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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클러스터에 기업 입주 활발, 스타트업-대학생 기숙사 수요 늘어
이달 중 수요 조사 마무리하고 공모 통해 사업자 선정 계획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 있는 L기숙사. 인천경제청은 송도에 입주기업이 늘자 추가로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 있는 L기숙사. 인천경제청은 송도에 입주기업이 늘자 추가로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기업의 근로자를 위한 기숙사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에 입주기업이 급증해 근로자 기숙사 건립을 위해 송도 5, 7공구 4개 용지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송도 5, 11공구를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면서 국내 및 해외 기업 입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타트업, 대학생 기숙사 확충도 요구되고 있다. 송도는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인 바이오의약품 56만 L의 생산능력(2018년 기준)을 갖춘 도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디엠바이오(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가 있다. 올해에도 국내 유수 바이오 기업이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 기숙사 토지가 산정 등 특혜 없어야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열린 정책현안회의에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근로자가 잠만 자는 곳이 아닌 네트워킹이 되는 허브 포인트를 만들어 달라. 특혜 시비가 없도록 잘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근로자 기숙사를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공모에서 선정된 민간사업자가 토지 가격을 감정평가액으로 매입해 사업을 진행한다. 인천도시공사가 참여하는 공공주도 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면 조성원가에 토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인천경제청은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외투기업이 참여할 경우 토지를 조성원가에 제공하고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하지만 무늬만 외투기업이 참여할 수 있어 인천경제청은 비난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고 있는 근로자 기숙사는 최근 민간사업자 사이에서 유망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근로자와 기업을 상대로 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커피숍을 비롯해 편의점, 노래방, PC방 등 근로자가 이용하는 상가 등 지원시설을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민간사업으로 기운 듯


인천경제청은 당초 인천도시공사에 근로자 기숙사 건설을 위한 공공사업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 정책조정회의에서 민간사업자에게 맡기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도시공사가 아닌 민간사업자가 기숙사 사업으로 해야 한다는 일부 시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인천경제청 입장에서는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을 택하면 투자유치를 비롯해 세수 유입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숙사 용지를 감정평가액으로 산정할 경우 민간사업자가 기숙사 비용을 올릴 수 있어 그 부담이 고스란히 근로자와 입주 기업에 돌아간다.

기숙사 공모에 선정된 사업자가 ‘사업수지분석’에서 적자가 예상되면 사업 중단, 연기, 보류 등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 근로자 기숙사가 대규모로 공급될 경우 송도국제도시 곳곳에 분양된 오피스텔 수분양자의 반발도 우려된다.

송도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인천경제청 주도로 근로자에게 저렴한 기숙사 공급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5공구의 L기숙사에 입주해 있는 한 근로자(32)는 “2명이 함께 쓰는 기숙사에 입주했는데 면적에 비해 월 임대료가 비싸 부담이 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에 근로자 기숙사 수요 조사를 이달 중 마무리하려 한다. 용지 협의 절차를 거쳐 사업 대행 협약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경제청#송도#기숙사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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