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20대 국회 민주당 소속 의원 가운데 공개적으로 ‘반(反)조국’ ‘반(反)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행보를 보이다 징계를 받은 금 전 의원의 탈당 소식에 보수야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탈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어떤 식으로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공수처법 표결에서 당론과 달리 기권표를 던진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겉으론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이) 떠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탈당을 받아들였다. 허영 대변인은 “큰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자층은 금 전 의원의 페이스북에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문파(극성 친문 지지층)바라기’ 색채가 더욱 짙어져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했다.
보수야권은 그의 탈당을 반겼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금 전 의원 탈당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전부터)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라 한번 만나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당 총선 후보로 연을 맺은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금 전 의원이 ‘여권 내 야권’을 자처하는 등 중도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야당으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흥행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역시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 전 의원 측은 “지금으로선 보수야당 입당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선 “오늘 탈당했는데 이른 얘기”라면서도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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