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무원 연금대출을 받아 집을 산 공무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대출을 옥죈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다수 국민은 집을 살 때 대출받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공무원 연금대출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6일 공무원연금공단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구입 연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대출은 1653건으로 지난해 전체 1017건의 1.6배로 집계됐다. 3분기(7∼9월)까지 신규 대출 일부만 집계한 수치인데도 지난해 연간 신규 대출 건수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449억 원이던 대출액은 1004억 원으로 2.2배로 증가했다. 대출 한도가 지난해 5000만 원에서 올해 7000만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4분기(10∼12월) 연금대출 물량은 이달 12일 조기 소진됐다. “조금 더 시장 움직임을 봤으면 좋겠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도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며 지난해보다 소진 시기가 약 1개월 빨라졌다. 시도 중 서울시 소속 공무원 대출 건수가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연 3%)가 시중은행보다 높은데도 연금대출 신청이 몰리는 건 이를 대출 규제의 ‘우회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는다. 집을 살 때 더 많은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올해 1인당 평균 대출액은 6074만 원으로 대출 한도(7000만 원)에 근접했다. 추 의원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진 국민의 한숨은 늘었는데 정작 공무원들은 패닉바잉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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