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떨어졌는데 에어컨 실외기에 매달려 있어요. 추락할 것 같아요. 빨리 와 주세요.”
24일 낮 12시 28분경 대구 수성소방서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이 7분 뒤 수성구 파동의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A 군(5)이 아파트 3층의 베란다 바깥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엎드려 있었다.
4층에 사는 A 군은 베란다 창틀에 매달려 놀다가 밖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오른쪽 다리가 에어컨 실외기와 거치대 사이에 끼인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추락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A 군의 아버지가 4층 베란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아이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진정시키고 있었다.
출동한 구조대원이 바로 3층으로 향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다급히 4층 A 군 집 베란다에 밧줄을 매고 3층으로 내려가 조심스럽게 아이를 구해냈다. A 군은 곧바로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검사 결과 턱과 다리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것 외에는 다친 곳이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3층에 실외기가 없었다면 바닥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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