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간) 실시되는 미국 대선 승부는 여전히 점치기 어렵다. 승패를 가를 경합주 가운데 ‘러스트 벨트’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다소 우세하지만 남부의 ‘선벨트’에선 초접전 양상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넉넉히 앞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2%, 트럼프 후보는 42%로 격차가 10%포인트에 이른다.
그러나 WSJ가 경합주로 분류한 12개 주에서는 10월 중순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경합주 평균 약 10%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격차가 약 6%포인트(바이든 51%, 트럼프 45%)로 좁혀졌다. 이는 2016년 대선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 득표를 적게 하고도 대통령에 당선되는 시나리오가 여전히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WSJ는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 3개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 있다. 경합주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는 51% 대 44%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7%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위스콘신은 바이든 후보 52%, 트럼프 대통령이 41%였다. CNN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미시간은 바이든 후보 53%, 트럼프 대통령 41%로 바이든 후보가 우세했다.
선거정보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지지율 평균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4.3%포인트, 미시간 5.1%포인트, 위스콘신 6.6%포인트 차이로 각각 앞서 있다. 3개주 선거인단을 합치면 46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스트 벨트 열세는 고용 회복 기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분석 결과 2017년 1분기(1∼3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국 고용률은 평균 4.5%포인트 증가했지만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증가율이 2%포인트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선벨트 지역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조사에서 플로리다는 바이든 후보(50%)와 트럼프 대통령(49%)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등록 유권자 중에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49%로 바이든 후보(47%)를 앞섰다.
애리조나도 조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CNN의 최근 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4%포인트 앞선 반면 라스무센의 조사에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4%포인트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도 CNN의 최근 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6%포인트 앞섰지만,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3개주의 선거인단은 총 55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선거 당일인 3일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가진 유권자 중에서는 트럼프 후보 지지자가 많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냐, 경제냐’가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폭스뉴스의 지난달 27∼29일 조사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우선 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제한’이 61%를 차지해 ‘경제(활동) 재개’(36%)를 꼽는 이보다 더 많았다. 또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51%)은 “통제되고 있다”는 응답(21%)의 두 배가 넘었다. 이런 여론은 “코로나가 진정되고 있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요소다. 같은 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잘할 대통령 후보’를 묻는 물음에 바이든이라는 응답(56%)이 트럼프를 꼽은 이(40%)보다 많았다. 최근 주요 경합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다.
반면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코로나19보다 경제회복 문제를 중요시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1일 발표된 WSJ 조사에서는 ‘대통령을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를 묻는 물음에 응답자의 41%가 경제를, 38%가 코로나19를 꼽았다. 유권자의 55%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했고, 반대하는 사람은 41%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