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헌을 개정해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확정하자 보수야권판도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다. 야권에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연대해 다단계 경선을 한다는 ‘삼각동맹론’이 제시되는 등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출마 여부에 대해 같은 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판단 속에 안 대표의 결정은 상호 소통하면서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가능성 ‘제로’ ‘절대 안 하겠다’ 이건 아니지 않냐”는 질문엔 “‘제로’와 ‘무조건’은 지금 정치 지도자들이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안 대표 본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엔 나가지 않겠다며 대선 직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안 대표 참모들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 등 원내 인사들은 “(출마 여부는) 승산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원외 자문그룹에선 “1년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서울시장에 나가는 건 대선 가능성을 오히려 닫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일단 12월까지 여야의 판세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후 서울시장 보선의 또 다른 변수로 부상한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고 있다. 금 전 의원은 18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의 특강에 나서 ‘끝장난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이란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모임은 11일엔 ‘조국흑서’를 제작해 현 정부를 비판해온 서민 단국대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국민의힘 내에선 “금 전 의원이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조국흑서팀’ 등 ‘진보 반문(反文)’ 인사들도 연대의 대상으로 삼아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군에서도 하나둘씩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지역 전·현직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던 이혜훈 전 의원은 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출마를) 권하는 분이 많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거의 고민이 막바지에 왔다”고 밝혔다. 권영세 박진 의원과 김성태 김용태 나경원 전 의원 등도 여전히 국민의힘 당내 출마 후보군으로 꼽힌다. 여기에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서울시장 출마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금 전 의원과 조국흑서팀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미묘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야권에선 “삼각동맹 및 다단계 경선을 치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일단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 1명을 선출한 뒤 안 대표 및 금 전 의원 측과 2, 3차 경선을 치르는 ‘단일화’ 과정을 거쳐 보수야권 단일 후보를 내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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