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여성 하원의원 첫 탄생… 앤디 김은 재선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5일 03시 00분


[2020 미국의 선택]상하원 선거 화제의 당선자
한국인 모친-흑인 부친 스트리클런드 “한국이름은 순자… 한인사회 지원”
‘오바마 키즈’ 앤디 김 중동전략 전문, 하반신 마비 25세 커손 최연소 기록
‘하이힐 신은 트럼프’ 테일러도 승리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화제의 당선자가 여럿 배출됐다. 특히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미군 부친을 둔 메릴린 스트리클런드(58·워싱턴·민주)가 한국계 여성 최초로 미 하원의원에 뽑혀 큰 화제를 모았다.

스트리클런드 당선자는 2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순자’란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며 “당선되면 한인 사회와 미국 사회가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의회 동료들이 한국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생아 시절 부친의 근무지였던 서울에서 잠시 살았고 미국으로 건너와 서부 워싱턴주에 정착했다. 시애틀 인근 타코마 시의원 및 시장을 거쳤고 현지 한인사회와 활발한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38·뉴저지·민주) 역시 재선에 성공했다. 1982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뉴욕 인근 뉴저지로 이주했다. 시카고대 정치학사,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박사를 거쳐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09년 국무부에 입성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사령관의 전략 참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이라크 담당 보좌관 등을 역임한 중동 전문가다. 젊은 정치인 발굴을 후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총애한 ‘오바마 키즈’로도 유명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의 2년 전 선거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역사상 최연소인 25세 하원의원도 배출됐다.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뽑힌 매디슨 커손 당선자(공화)는 1995년생으로 2018년 29세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뉴욕·민주)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6년 전 차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보수 신세대를 자처하고 있다. 공화당은 ‘고난을 극복한 젊은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종종 대화를 나누는 사이로 알려졌다.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의 주장을 적극 옹호해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46·공화) 역시 보수 텃밭인 남부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됐다. 큐어넌 지지자가 미 주류 정계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중부 미주리주 퍼거슨에서는 2014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주도한 흑인 간호사 코리 부시(44·민주)가 79%의 압도적 지지율로 하원의원에 뽑혔다. 당시 18세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에 숨지자 미 전역에서 거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집권 공화당 중진 중 ‘트럼프 호위무사’를 자처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65·사우스캐롤라이나), 의회 실력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78·켄터키)는 각각 4선, 7선에 성공했다. 반면 ‘지한파’로 유명한 코리 가드너 공화당 동아태위원장(46·콜로라도)은 낙선했다. 서부의 콜로라도, 애리조나 등은 원래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최근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히스패닉 이민자가 급증해 공화당이 고전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거센 여풍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선거에는 총 318명의 여성 후보(비백인 여성 117명 포함)가 출사표를 냈다. 역대 최다였던 2018년(257명)보다 많다. 현재 상하원 전체 535석 중 여성 의원은 127명(비백인 여성 48명 포함)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여성 당선자 또한 127명을 능가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20 미국 대선#우편투표#사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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