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이너서클 상당수 오바마 정부 인맥
국무 라이스-국방 플러노이 하마평… 재무장관엔 브레이너드 가장 유력
비서실장 ‘에볼라 대응’ 클레인 물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78)의 이너서클 인사들 중 상당수는 ‘오바마 행정부 인맥’으로 분류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으로 활동했고, 자신만의 사단을 꾸린다기보다는 같이 일하며 호흡이 맞는 인사를 기용하는 스타일이기 때문. 여성이 많고, 비(非)백인이 적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이든과 트럼프는 정책만큼이나 인사에서도 색깔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며 “백인 남성 중심의 인사들로 백악관과 정부 부처 주요 수장들이 채워졌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는 론 클레인 전 부통령 비서실장(59)의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 시절 첫 번째 비서실장이었다. 2014∼2015년에는 백악관에서 에볼라바이러스 사태 대응을 지휘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일 때 역시 비서실장을 지낸 브루스 리드(60)도 대통령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다.
외교안보 라인에선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58),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56),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60) 같은 인사들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전 부장관도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일 때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활동하며 북한, 이란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에 거론된다. 라이스 전 보좌관도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이며 플러노이 전 차관은 국방장관으로 하마평에 올랐다. 이들이 각각 국무, 국방장관에 오르면 미 역사상 처음으로 양대 외교안보 부처를 여성이 이끌게 된다.
중산층 확대, 법인세 인상 같은 ‘진보 성향’ 경제 정책을 강조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경제 사령탑에 쏠리는 관심도 크다.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 중 여성이 많아 미 역사상 첫 번째 여성 재무장관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방준비제도(FRB) 이사(58)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브레이너드는 은행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통화 정책에서는 유연한 모습을 보여 왔다. 부유세 도입과 탄소정책 제로 등을 강조해 ‘강성 규제론자’로 분류되는 또 다른 재무장관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연방상원의원(71)보다 대(對)의회 관계에서 강점을 지닐 것으로 평가된다.
백악관에서 경제정책을 기획·조율하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후보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 수석경제보좌관을 지낸 재러드 번스틴 예산·정책 우선주의센터(CBPP) 수석연구위원(65)과 헤더 부셰이 워싱턴균형성장센터 회장(50)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진보 성향이 뚜렷한 경제전문가다. 번스틴은 워싱턴의 유명 진보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서도 활동하며 친(親)노조, 반(反)신자유주의 연구를 해왔다. 부셰이는 소득 불평등 해소와 복지 확대를 주로 연구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프 지엔츠 전 백악관 예산국장(54)도 ‘바이드노믹스’에서 주목해야 할 인사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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