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디딤돌대출 실효성 질문에 “우리집 5억 이하라 가능” 답변
실제론 9월 5억7900만원 거래
주민들 “자기집 시세도 모르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일산에 있는 자신의 집 시세가 5억 원 이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일산 이웃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1일 김 장관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주민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자기 집 시세도 모르고 국토부 장관을 하느냐. 입주민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적게 올라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 장관이 실제 시세보다 낮게 언급하자 반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이 보유한 아파트는 덕이동 ‘하이파크시티1단지아이파크’ 전용면적 146m²(약 44평)이다. 2014년 2월 약 5억2000만 원에 매입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5억7900만 원에 거래됐다. 올해 총 4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상반기에는 5억 원에도 거래가 됐지만 하반기를 지나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6억 원에 육박하는 추세다. 인근 다른 아파트 같은 평수는 6억 원대 후반까지 거래되고 있다.
김 장관은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등 수도권 집값 급등을 감안하면 디딤돌대출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5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디딤돌대출이 된다는 조건이 있던데, 5억 원 이하 아파트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있다. 수도권에 5억 원 이하가 있다”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디딤돌대출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원의 질의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최근에 오른 시세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민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장관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싼데 일산은 왜 조정대상지역인가”라고 반문하며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장관 본인의 집값을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디딤돌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 70%까지 연이율 1∼2%대에 주택구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로, 전용면적이 85m²(수도권이 아닌 읍면 지역은 100m²) 이하면서 담보주택 평가액이 5억 원 이하인 주택만 대출이 가능하다. 즉, 김 장관의 아파트는 전용면적으로 따졌을 때 디딤돌대출 대상이 아니고, 가격 측면에서도 대출 대상이 아닌 것이다. 다만 이 아파트 단지에서 디딤돌대출 대상에 해당하는 전용 84m²의 경우 4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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