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투자한 벨스타, 백신 저장할 인천 ‘콜드체인 클러스터’ 유력 후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18시 19분


인천항만공사가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조성할 예정인 콜드체인 클러스터의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만공사가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조성할 예정인 콜드체인 클러스터의 조감도. 인천항만공사 제공
미국 화이자,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임상 결과가 나오자 이를 운반·저장할 초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갖춘 저온 물류업체 벨스타 수퍼프리즈(벨스타)에 올해 초 골드만삭스와 25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SK㈜의 투자 성공 여부도 관심사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 등의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mRNA)의 백신으로 운반 및 보관 과정에서 영하 70도 이하의 환경이 필수적이다. 온도에 민감해 초저온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효능을 잃어 기존 백신들보다 운반·보관이 어렵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영하 70도로 대량의 백신을 유통할 수 있는 ‘콜드체인 물류’ 역량을 가진 곳은 드물다”며 “백신을 한국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저장·운반하는 인프라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드체인은 백신뿐 아니라 신선식품 등의 저장·운송 과정에서 제품을 저온으로 유지시키는 저온유통체계를 뜻한다.

초저온 물류센터 및 업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인천항만공사가 내년 1월 입주 기업을 공모 중인 ‘콜드체인 클러스터’는 바이오뿐 아니라 물류업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사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신항에서 1㎞ 가량 떨어진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에서 발생하는 영하 162도의 초저온 냉열(액체 형태로 냉각된 LNG가 기화하면서 방출하는 냉열) 에너지를 물류센터에 공급하는 콜드체인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SK㈜가 올해 초 투자한 벨스타를 콜드체인 클러스터 유력 사업자로 꼽는다. 벨스타는 2014년 미국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EMP벨스타가 설립한 회사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경기 평택시 오성산업단지 내 2만8000평 규모에 저온 물류센터를 가동 중이다. SK㈜는 골드만삭스와 공동투자자로 25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고, 1년 내 각각 125억 원씩 250억 원을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

당시 SK㈜ 측은 “아시아지역 콜드체인 인프라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식 시설을 갖춘 기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벨스타는 기술력과 사업개발 경험을 모두 갖춘 기업으로 국내외 LNG 냉열 기반 콜드체인 물류센터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실제 벨스타는 LNG 냉열을 콜드 체인에 활용하는 기술력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영하 162도의 초저온 환경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다시 기체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냉열을 저온 물료용 냉매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폐기된 LNG 냉열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벨스타는 LNG 냉열 연구개발(R&D)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특허 4건, 국제 특허 1건을 갖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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