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우편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등장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구독형 유무료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전자우편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생존했다.
이번에 만난 휴머스온(humusOn)을 통해 전자우편을 활용한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과 고객들 요구에 대응하면서 생존했는지, 생존을 넘어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움직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휴머스온은 지난 1998년 창업한 인터넷벤처 기업 ‘에이메일’로 2013년 사명을 지금의 휴머스온으로 변경했다.
현재 휴머스온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진출 중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 자동화 제품과 서비스다. 우선 목표로 하는 시장은 전자상거래 분야다. 전자우편 마케팅으로 시작한 회사가 마케팅 자동화 서비스를 선보인 배경이 궁금했다.
10년 전, 휴머스온은 미국 사업을 시작하면서 관련 시장이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는 걸 감지했다. 대량으로 메시지를 뿌리는 것보다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구매 시점에 메시지를 발송하면 자동으로 매출로 이어지는 걸 확인했다. 이 같은 시장 조사를 거쳐 곧 개발에 착수했다.
휴머스온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부 우상택 이사는 “휴머스온은 전자우편, 모바일 푸시, 국제 문자, 카카오 알림톡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 채널의 모든 메시지를 통합 관리하는 크로스 채널 관리 플랫폼(TMS) 회사였다”라며, “지금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고객 관심사를 미리 파악하고, 고객 관심사 추적을 통해 실시간 캠페인 자동화 SaaS(Software as a Service) ‘타스온(TasOn) 마케팅자동화(이하 타스온)’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마케팅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 중”이라고 밝혔다.
타스온은 웹과 앱 방문 고객의 행동데이터와 관심 키워드 등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실행하고, 고객 관심사에 따라 개인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발송하는 고객 대상 맞춤형 마케팅 캠페인이다. 휴머스온에 따르면, 전환매출을 최대 30% 개선할 수 있는 플랫폼이란다.
타스온 개발은 3년 전부터, 고객 영입은 2019년부터 시작했다. 기존에는 엔터프라이즈(기업) 고객에게 구축 형태로 성과를 냈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전자상거래 구축 서비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카페24 앱스토어에 타스온을 제공, 중소중견(SMB) 고객 대상 SaaS 형태로 확장했다.
휴머스온은 타스온을 통해 고객이 쇼핑몰에서 무엇에 반응하는지 태그 기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다. 어떤 상품을 보고, 어떤 메시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회사 마케터의 경우, 마케팅 자동화를 활용해 시간을 단축하면서 상품 판매를 촉진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다. 현재 타스온은 리마케팅, 온사이트 마케팅, 고객세부 관리 캠페인 등 3가지 핵심 캠페인을 제공한다. 또한, 마케터가 가장 많이 빈번하게 사용할 만한 마케팅 데이터를 소비자 그룹간 세그멘테이션해서 진행할 수 있다.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휴머스온이 제공하는 스크립트를 삽입해야 한다. 구글 애널리틱스 스트립트를 삽입해 사이트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가 상품을 보고, 검색하고, 장바구니, 결제 및 구매완료 등과 관련한 쇼핑 관련 행동등을 수집해서 비교/분석할 수 있다. 미리 설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타깃을 룰 기반으로 추출한다. 가령 24시간내 이벤트 상품 미구매, 이벤트 상품 장바구니 담기, 30일 이상 미방문 고객, 인스타그램 통해 방문, 고객사 데이터 연계 기능 등을 자동화해 궁극적으로 고객 행동에 따라 메시지 내용을 다르게 구성해 제공할 수 있다.
휴머스온이 보유한 채널이 다양하다 보니, 채널별 고객 정보를 맵핑해서 일치하면 고객 단위로 관심사 데이터를 수집한다. 향후 휴머스온은 구매 예측, 재고 예측해서 상품 타겟팅 하려고 고도화 중이다. 캠페인 중 관심사 기반 캠페인은 관심있는 고객에게 메시지와 콘텐츠를 보내서 구매를 전환하는 방식이다.
최근 많이 산 상품을 일별로 마케터가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입력된 값을 태그로 자동 추출하고, 추출한 태그를 선택해 타겟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일종의 태그 클라우드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태그가 나온다. 실제로 고객사 중 한 곳은 태그를 바탕으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해 구매 전환율을 12% 올렸다. CRM 돌려서 하는 것보다 성과가 좋았다는 의견이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한 운영 노하우가 경쟁력
매월 수억 건의 고객사 메시지, 메시지 클릭시 랜딩 페이지 등과 같은 실시간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메시지와 랜딩 페이지 콘텐츠 키워드를 추출하고 랜딩, 클릭, 오픈 등으로 태그 관심 수준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엔진도 개발했다.
자사내 발송 콘텐츠 중 자주 반응하는 키워드를 추출하는 인 태그 방식과 자사 콘텐츠 무반응 고객의 타사 콘텐츠에 반응하는 키워드를 추출하는 아웃태그 방식 등을 결합한 태그 데이터 스토어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자우편, 문자, 푸시기반 등 개인화한 실시간 마케팅 자동화 캠페인을 실행할 수 있다.
빅데이터 개발팀 김철한 팀장은 “온라인 트래픽이 가장 많은 영역 중 하나가 전자상거래 시장이다.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휴머스온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휴머스온은 타스온 마케팅자동화, 메시지 채널 등 서비스 인프라에서 별도 파이프라인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발송 콘텐츠나 마케팅자동화 관련 행동 데이터로 나뉜다. 마케팅자동화 행동데이터는 따로 수집하는 플랫폼이 있다.
아키텍쳐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과 배치(batch)로 미리 만든 데이터와 실시간 데이터를 혼합해서 사용한다. 그중 주요 기술 스택은 대용량 메시지 브로커와 데이터 파이프라인/관계형데이터베이스(RDB)/NoSQL 기반 플랫폼 형태로 구성돼 있다.
실시간 고객 관심사 마케팅을 위해 휴머스온은 빅데이터를 인프라로 구축해 사용한다. 하루 평균 수집 데이터 건수는 약 5억 건으로 매일 꾸준히 늘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전처리를 위해 대용량 카프카(Kafka) 클러스터와 NoSql(Redis), ELK 스택을 비롯한 하둡 인프라, 시각화, 데이터 레시피 추출을 위한 데이터 가공과 전달 파이프라인 기술들을 활용하고 있다.
우상택 이사는 “빅데이터 플랫폼은 이미 5년 넘게 운영한 노하우를 확보했고, 서비스를 위해 꾸준히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라며, “휴머스온은 대외 구축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외부에서 관련 인프라에 대한 구축형 요청이 들어올 정도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휴머스온은 관련 서비스에 대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과금 모델은 타스온을 활용했을 때 발생한 전환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성과형’과 정액제인 ‘플랜형’으로 준비했다. 다만, 고객사 매출이 낮은 경우 서비스 이용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다. 고객 성공 후 결과를 나누겠다는 의미라고 우 이사는 전했다.
글 / 도안구 IT 칼럼니스트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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