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이커머스 삼국지를 예고했다. 아마존이라는 지원군을 얻은 만큼 네이버와 쿠팡 등과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16일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한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사실상 동맹을 넘어선 혈맹 관계가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사실 11번가는 지난 2008년 토종 오픈마켓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에는 네이버와 쿠팡에 밀리면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도 지난해 말 기준 6% 수준이다.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에 이은 4위다.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10년 만에 SK플래닛에서 독립하면서다.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독해졌다. 당시 5000억원 규모의 외부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아마존과 손잡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1994년 온라인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알리바바와 1~2위를 다툰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으면서 네이버,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의 거래액이 17조~20조원 규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아마존 측은 “(11번가와) 협력을 통해 아마존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은 물론 셀러들과 연계해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미리 재고로 확보하고, 판매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 직구에 따른 관세와 언어, 배송 기간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의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풀필먼트 투자를 통해 직구 관련 소비자 경험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취지”라며 “딜이 성사될 경우, 11번가는 경쟁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 대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업계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T의 지원에 아마존까지 더해지면 무시하기 힘든 상대기 때문이다.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와 상품들이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과의 결합 방향에 따라 다르지만, 11번가 입장에서는 강력한 우군이 생긴 것과 다름없다”며 “아마존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11번가 플랫폼 이용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와 쿠팡, 다른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11번가의 존재감이 드러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아마존과 함께 국내 고객들에게 독보적인 구매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마존과의 원활한 협력으로 빠른 시일 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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