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도시는 문화와 기술의 융합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미리 잘 준비해야 앞장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성구는 최근 두산동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비행 실증 행사를 열었다. 하늘을 비행하는 드론택시, 플라잉카를 일컫는 UAM은 지상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드론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서울에 이어 지역 실증은 대구가 처음이다.
최근 가로 5.6m, 세로 1.7m 크기의 드론이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람 2명이 탈 수 있는 드론 좌석에는 119소방 응급키트, 심장 제세동기 등 구조 장비를 비롯해 10kg 정도의 물체를 실어 시험했다.
고도 30m까지 상승한 기체는 수성못 위를 초속 10m로 날았다. 약 5분 동안 왕복하며 2km를 비행한 뒤 다시 상화동산에 착륙했다. 프로펠러 16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소음은 헬기보다 작은 편이었다. 전기와 수소를 동력으로 쓴다.
수성구는 2028년 드론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수성못∼용지봉 구간에서 화물과 관광객 등을 운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 자연 환경 훼손으로 논란이 많은 케이블카, 모노레일을 대신하는 ‘친환경 그린 드론’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국내외 선도도시 이미지를 선점하고 향후 활성화에 발맞춰 시범 실증 인프라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가 다른 기초지방자치단체보다 앞서 UAM을 추진한 배경은….
“수성구는 인구와 경제 규모 등을 기반으로 실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외 지방에서 2번째로 교통 혼잡 비용이 많아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토부 계획을 사전에 파악해 지난해 11월부터 대구시와 공동으로 전담 부서(TF)를 꾸려 긴밀하게 협업한 것이 주효했다.”
―향후 드론택시 거점과 탑승 비용은 어떻게 예상하는지.
“드론택시 노선은 큰 도로와 강을 따라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수성구 고산동 일대를 적합지로 생각하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20분대에 갈 수 있는 교통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탑승 인원은 2∼7인까지 다양화한다. 초기 탑승 비용은 1인당 10만 원대이지만 대중화가 되면 2만 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다.”
―다른 도시와 차별화한 UAM 육성 계획은….
“운행 인프라 확대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UAM이 이착륙하는 터미널인 스카이포트를 확대한다. 신도시인 수성알파시티 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연계해 충전, 제어, 관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관련 강소기업도 유치하겠다. 장기적으로 헬기 접근이 어려운 고층건물 화재와 야간 산불을 진압하는 안전 분야도 개척할 계획이다.”
―UAM을 활용한 수성구의 미래 도시 구상은….
“UAM은 항공뿐만 아니라 전자, 에너지 등 초융합 산업으로 향후 파급력이 대단할 것이다. 대구의 전통산업인 자동차부품과 기계의 획기적인 변화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포트는 문화관광, 쇼핑, 비즈니스 등의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시설로, 수성구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새로운 문화콘텐츠 분야도 열 것이다. 11일 개최하는 수성빛예술제에서 선보이는 드론 아트 쇼가 그 시작이다. 연구개발 속도를 높일 것이다.”
―최대 현안으로 ‘생각을 담는 도시’를 내세웠는데….
“수성구만의 독특한 유일성이 필요하다. 공공시설은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을 표현하도록 건축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매뉴얼도 개발했다. 벤치와 가로등 같은 시설물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반영한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수성구의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다. 생각을 담는 도시는 이러한 바탕에서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미래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가는 핵심 정책이다. 수성구 전체 면적의 74%인 녹지를 활용해 사색 길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금호강 팔현마을을 출발하는 길은 내년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강과 하천을 따라 걸으며 자연 경관을 만끽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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