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루푸스병 발병 원인 46개 유전자 세계 최초 발견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4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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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푸스와 연관된 46개 유전자 신규 규명
동아시아인 20만8370명 유전변이 분석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에 활용될 것"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 발병과 연관된 46개의 새로운 원인 유전자가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 대상 유전역학 연구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루푸스는 유럽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유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한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주로 백인들을 대상으로 해 동아시아인의 특이적인 유전적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과 유전적 동질성이 높은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를 규명한 것으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학교의료원은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가 총괄 주도하고 김광우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20만 명의 동아시아인 유전체분석을 통한 전신홍반루푸스 감수성과 연관된 113개 유전체 영역의 규명‘이라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65개 기관에 소속된 총 102명의 공동연구자가 참여한 대단위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현재까지 수행된 루푸스 유전자 연구로는 가장 큰 규모로 총 20만8370명의 한국?중국?일본 루푸스 환자 1만3377명과 일반인 19만4993명의 유전체 유전변이를 정밀 분석해 진행했다.

그 결과,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된 유전변이가 존재하는 46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포함해 총 113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과거 오랜 기간 동안 밝혀진 루푸스 원인 유전자가 불과 100여 개 미만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46개의 유전자를 신규로 규명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이 중 9개 신규 유전자에서는 다수 유전변이가 복합적으로 질병에 동시 작용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규명됐댜. 또 연구팀은 직접적으로 질병에 관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전 변이의 후보를 110개로 압축해 발표했다. 이는 향후 유전변이와 루푸스 발병의 분자세포학적 연관 연구를 촉진하고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즘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발견 못한 루푸스 연관 유전자 46개가 새로 발굴돼 루푸스 발병 메커니즘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에 활용, 루푸스 정밀의학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루푸스 유전자와 면역세포 기반의 빅데이터를 통합해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후속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며, 대단위 다인종 루푸스 유전체 연구를 위해 세계 각지의 루푸스 의생명과학자와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지난 12월 3일 류마티스 분야 학술지 ’류마티스질병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를 통해 온라인으로 출판됐다.

루푸스는 주로 여성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이다. 유전적, 환경적, 호르몬적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 목표가 관절인 반면, 루푸스는 우리 몸 여러 부위를 공격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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