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만 조금만 신경썼다면”…변창흠 구의역 참사 ‘희생자 탓’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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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8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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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직 전환 취소 후 지인 채용 의혹도 제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직 시절 ‘구의역 사고’에 대해 “(사고 당사자)걔만 신경썼으면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될수 있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SH사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구의역 사고’를 두고 피해자의 책임이 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2016년 5월 일어난 ‘구의역 사고’는 비정규직 직원이었던 김모 군이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갔다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사고를 말한다.

사고 한달 후인 6월30일 개최된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에서 변창흠 당시 사장은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말한 내용이 회의록에 나와있다.

김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변 후보자는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힌다. 이 같은 변창흠 후보자의 SH사장 시절의 행보와 구의역 김군 관련 시각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취소하고 자신의 지인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SH는 송사에 휘말렸고 결국 패소했다.

김 의원은 근로자 지위확인 청구(소송) 판결문을 인용해 “변 후보자의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 및 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물론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도 부합치 않는다”고 질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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