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형준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홍합의 끈끈한 접착 성분을 추출해 인체에 활용하는 생체접착제 개발을 시작했다. 연구 결과 홍합 추출물은 생분해성 물질이어서 안전한 데다 세포 조직 재생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체 적용 시험을 위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제품이 출시되면 2026년엔 국내외에서 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생체접착제 시장 규모는 약 2조7000억 원(2019년 기준) 정도다.
해양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의약품으로 활용하는 해양 바이오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물질이 발굴된 육지 생물에 비해 해양생물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해양 천연물질 신약은 7개에 불과하다. 해양생물은 약 33만 종으로 전체 생물 종류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해양생물에서 새로운 소재를 찾아낼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부터 해양생물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존에는 건강기능성식품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의료기기, 신약 등 바이오 헬스 분야 전반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정원교 부경대 의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감태에서 추출한 플로로타닌이 기도협착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에는 미토마이신 C라는 항암제를 처방했는데 구토, 설사를 하거나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식용으로 쓰이는 감태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혈관이나 기도 폐색을 막아주는 다양한 의료기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암센터 최용두 박사 연구팀은 한국광기술원과 함께 미역 등 갈조류 추출물을 활용해 암 수술용 형광표지자를 개발했다. 복강경 수술 시 형광표지자로 종양의 위치를 표시하는데 갈조류 추출물은 잉크를 주입하는 기존 방식보다 체내 흡수가 덜 되고 잘 번지지 않아 종양 위치 추적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임상 시험을 거쳐 4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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