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 조항이 담긴 결의안을 정식으로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지난주 지지 세력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한 내란 선동 혐의가 적용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결의안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반복적으로 거짓 주장을 폈으며, 시위대 앞에서 연설을 해 이들의 의사당 난입 및 폭력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정부에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충분한 표를 찾아내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에서 미국과 정부 기관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 세력은 의회의 대선 결과 확정을 막겠다며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다.
이후 미 정치권에서는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즉시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킨 뒤 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대행하도록 한다. 대통령이 거부하면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해임을 강제할 수 있다.
민주당은 행정부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지 않는다면 의회가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재차 압박했다.
이번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재임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안이 가결된 대통령이 된다. 민주당은 지난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미 하원은 오는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는 13일(수요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투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경우 향후 대선 등 공직 재출마는 어렵다.
다만 하원에서 표결이 가결돼도 임기 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10일도 남지 않은 데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민주당 외 공화당 17명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00석의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민주당은 50석을 확보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과반수 이상이 탄핵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탄핵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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