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예술의 역사는 깊다. 르네상스시대부터 루이 14세가 군림한 절대 왕정 전성기까지 예술 발전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모나리자로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이탈리아에서 데려와 프랑스 궁전 최고 화가로 임명한 것은 유명한 공적이다. 다빈치처럼 훌륭한 예술가들은 프랑스에 정착하며 든든한 후원을 받았다.
프랑스가 전세계 회화 양식을 주도한 것은 이 같은 노력의 결과다. 실제로 17세기 바로크양식을 시작으로 신고전주의·낭만주의를 거쳐 19세기 이후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에두아르 마네·에드가 드가·클로드 모네·빈센트 반 고흐·파블로 피카소 등 19세기를 주름잡던 화가들도 대부분 이 나라 태생이다.
그동안 프랑스 예술은 산업과 접목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210년 역사를 자랑하는 ‘푸조’에도 프랑스식 예술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최근 만나본 ‘508 SW’ 역시 이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고민과 특유의 고집스러움이 느껴졌다.
푸조 508 SW는 ‘508’ 세단 디자인을 이어 받아 기존 왜건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외형을 갖췄다. 적재공간을 늘리면서도 넓고 낮게 설계된 차체가 역동성을 전달한다. 508과 비교해선 차체 길이(4780mm)가 30mm 길어졌다.
A필러부터 트렁크 라인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실루엣,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 그리고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왜건 모델 중 유일하게 적용된 프레임리스 도어는 푸조 508 SW만의 날렵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첫 인상은 날카롭고 강렬하다. 사자의 송곳니가 연상되는 전면부 시그니처 LED 주간주행등(DRL)은 헤드램프에서 공기 흡입구까지 수직으로 이어지며 날렵한 인상을 선사한다. 여기에 입체적인 크롬 패턴의 프론트 그릴, 와이드한 범퍼 그릴이 강렬한 존재감을 완성한다. 보닛 중앙에는 푸조 플래그십 세단 시작인 504 헤리티지를 계승한다는 의미로 508 엠블럼을 배치했다.
후면부는 블랙 패널에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리어 램프(3D 풀 LED)를 적용했으며 차를 열 때 리어램프가 다양한 형태로 점멸하는 웰컴 시퀀스 기능을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내부는 푸조만의 디자인 정체성이 더욱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실용성과 멋을 겸비하고 있다. 우선 실내 인테리어는 플래그십 세단답게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대시보드는 우레탄 소재를 활용한 원피스 형태로 제작돼 높은 수준의 마감을 보인다. 대시보드 하단과 도어트림에는 카본 패턴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시트는 나파 가죽이 입혀져 촉감이 부드러웠다. 나파 가죽 시트는 전동조절, 메모리, 8 포켓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다.
운전대에도 멋을 부렸다.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려진 ‘Z’컷’ 형태에 크기도 작다. 덕분에 운전자가 계기판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고, 패들시프트의 빠른 조작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차선 변경이나 곡선주로에서 운전대 조작이 빨라 역동적인 운전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고해상도 풀 컬러 그래픽을 제공한다. 7개의 피아노 건반과 같은 토글스위치는 전화·라디오·실내 온도 조절 등 주요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 할 수 있어 실용적이었다. 파노라믹 선루프는 경쟁차들과 비교해 차원이 다른 개방감을 선사한다. 면적은 가로 22인치, 세로 27인치에 달한다. 선루프도 여닫을 수도 있다.
508 SW는 트렁크 공간을 최대한 늘려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기본 트렁크 용량은 530ℓ로 세단 모델보다 43ℓ 가량 더 넓다.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은 최대 1780ℓ까지 늘어난다. 2열 시트는 트렁크 내부 옆면에 있는 폴딩 레버를 통해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트렁크에 마련된 적재 편의 장치는 운전자와 탑승객이 용도에 따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 좌우에는 각각 2개씩 고정식 수하물 고리와 트랙 이동식 수하물 고리를 배치해 다양한 크기의 적재 물품을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방 걸이 고리, 고정 스트립, 12V 소켓 등도 트렁크 내부에 마련돼 있어 사용자 편의를 돕는다. 단순 적재 공간만 넓은 왜건이 아닌 레저나 캠핑에 최적화된 설계다.
도로에서는 사자가 울부짖듯 강렬한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508에는 2.0 블루HDi 디젤 엔진과 EAT8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2 kg.m 힘을 갖췄다. 이를 통해 서울에서 강원도 인제까지 왕복 약 300km 구간을 더디거나 막힘없이 질주할 수 있었다. 특히 저속에서부터 고속 구간이 부드럽게 이어지며 편안한 승차감을 전달한다. 정숙성도 훌륭했다. 디젤의 시끄러운 엔진소음을 비롯해 100km 이상 주행 시에도 외부 풍절음도 잘 억제했고, 노면 충격을 최소화해 운전 집중도를 높였다. 연료 효율성 또한 복합 연비 기준 13.3km/ℓ(도심 12km/ℓ, 고속 15.5km/ℓ)로 우수하다. 시승 후 실제 연비는 17.3km/ℓ를 기록하며 제원을 훨씬 상회했다.
돌발 상황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508은 교차로에서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었을 때 스스로 제동을 걸어 사고를 예방했다. 평소에는 앞 유리 안쪽의 카메라로 자전거, 오토바이, 동물을 제외한 전방의 차량이나 보행자를 감지해 추돌이 예상될 경우 계기반 표시와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1차 경고는 계기반의 표시로만, 2차 경고는 계기반의 표시와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그래도 반응하지 않을 경우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기능이 활성화 돼 알아서 제동을 건다.
이와 함께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도 매우 유용했다. 이 장치 덕분에 3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편하게 다녔다. 차량의 레이더를 통해 운전자가 미리 설정한 주행 속도 내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정확히 유지해 준다. 운전자는 웬만해서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없다. 푸조 508 SW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최신 버전으로, 신호대기 때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3초 이내 정지하면 자동 출발, 그 이상 정차하면 가속페달을 누르는 것만으로 기능이 재활성화 된다. 30km/h부터 180km/h사이에서 작동한다. 차선 이탈 방지와 차선 중앙 유지 장치가 곁들여지면 운전대 조작의 수고도 덜 수 있다.
이밖에 윈드스크린 상단에 광원을 분석할 수 있는 카메라를 탑재, 다른 차량의 접근 거리 등 어두운 밤길 중의 주행 환경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조건에 따라 전조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안전한 주행 환경을 지원하는 ‘오토 하이빔’, 차량 측면의 센서를 통해 장애물이 감지됐을 때 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LED를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사각 지대 경고’ 등 운전에 도움을 주는 첨단 장치도 508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환경에도 신경을 썼다. 푸조 508은 환경부로부터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인증을 승인 받았다. 이는 PSA그룹의 혁신적인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 DPF(디젤 입자 필터) 기술 덕분이다. SCR과 DPF는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90%까지 현저히 줄여주며 미세한 입자 제거율을 99.9%까지 높인다. 미립자 필터 앞쪽에 설치된 SCR 시스템은 모든 주행 조건에서 작동한다.
푸조 508 SW는 기존 왜건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감각적인 디자인부터 운전의 즐거움, 실용성까지 타협하지 않은 품질로 무장한 왜건이다. 일상과 레저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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